유럽위기 해결 총대 멘 '골드만 사단'
'골드만삭스맨'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파워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수장에 이어 재정위기 '발화점'인 그리스와 '화약고' 이탈리아의 새 총리가 모두 골드만삭스와 깊은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또 독일 · 프랑스와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의 엘리트 관료그룹으로 구성된 '프랑크푸르트그룹(GdF · Groupe de Francfort)'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결성된 프랑크푸르트그룹은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새 정권 출범과 ECB의 정책 결정에 강력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5일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연결고리는 골드만삭스"라고 보도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몬티 이탈리아 신임 총리도 2005년부터 최근까지 골드만삭스 국제고문을 맡아왔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1994년부터 2002년까지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로 있으면서 골드만삭스와 그리스 정부 간 대규모 통화스와프 거래를 주도했다.

재정위기 관련 주요 당사국에서 골드만삭스 출신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자 르몽드는 "'거번먼트 삭스(골드만삭스 정부)' 유럽지부 멤버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지배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각국 중앙은행과 EU집행위의 핵심 멤버들을 집중 관리해왔다. 그 결과 재정위기 상황에서 요직에 골드만삭스맨들이 포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재정위기국에 골드만삭스맨이 포진했다면 '돈줄'을 쥔 곳에선 '프랑크푸르트그룹'이 부각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그룹은 지난달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장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 퇴임기념식 때 모인 '미니 유럽정상회의' 멤버를 지칭하는 표현.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EU집행위 고위급 관료들이 프랑크푸르트그룹으로 분류된다.

영국 주간 스펙테이터는 "메르켈과 사르코지가 전직 ECB 부총재 출신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인 파파데모스를 그리스 긴축정책을 집행할 손쉬운 파트너로 점찍고 총리 인선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또 "프랑크푸르트그룹은 ECB가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는 데도 반대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퇴진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