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지수는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5일 유럽 재정위기 우려 재부각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 사흘 만에 하락 전환, 1880선으로 후퇴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반등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경제 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장중 낙폭을 줄인 지수는 한때 19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매물이 지수 발목을 잡았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미국 경제지표 개선 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및 스페인 국채금리 상승으로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오름세로 방향을 틀어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욕 11월 제조업지수는 0.61을 기록, 6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월(-8.48) 대비 개선되면서 시장 예상치(-2.1)도 큰 폭으로 상회했다. 미국 10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5% 증가해 시장 예상 수준(0.1%)을 넘어섰다.

또한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 내정자가 주요 내각 인선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제한적인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향성이 나타날 때까지 박스권에서의 단기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들어 주요 매수주체인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의 매매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힘들고, 증시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과 120일 이동평균선 사이 구간인 1820∼1950의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반영했다는 시각은 악재에 대해 '의도적으로 외면하기'일 뿐이란 지적이다.

코스피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이던 국제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경기 모멘텀 때문이라기보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재차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고, 스페인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박스권 내의 기간 조정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변동성을 이용한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의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추이에 비춰 보다 장기 관점에선 연말 랠리 기대가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원화 환율의 장기적인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장기 주식시장 흐름 또한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우려의 주기적 반복으로 환율과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신용부도스와프(CDS)나 변동성지수(VIX)에서 확인할 수 있듯,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시장이 점차 내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단기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율과 주가지수는 점진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