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베체트병은 어떠한 질환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 안이 자주 헐고 아프면 단순히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다.입 안이 허는 증상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고 금방 낫는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증상이 반복적이고 잘 낫지 않는다면 베체트병일 가능성이 크다.

베체트병이란 주로 구강과 외음부에 궤양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전신성 염증질환이다.면역질환의 하나로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가장 크게 대두되는 것은 면역기능 이상에 따른 면역질환이라는 이론이다.면역체계를 바로잡는 방법으로 베체트병을 치료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완치에 이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구내염으로 오인해 치료시기 놓치는 베체트병

베체트병은 질환의 특수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난치성 희귀질환인 것과 더불어 초기 증상이 단순 구내염 증상처럼 보여 환자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때문이다.하지만 베체트병은 면역질환의 일환인 만큼 초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영진 내미지한의원 원장은 “입안이나 혀가 자주 허는 경우,눈부심이 부쩍 심해지고 눈에 통증이 오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성기에 통증이 심한 궤양이 발생하는 경우,팔·다리가 발갛게 붓고 누르면 통증이 느껴지는 홍반이 발생하는 경우,심한 복통이 생기고 주기적으로 설사가 나오는 경우,이유없이 몸이 심하게 피로하고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에 스스로 베체트병인지 아닌지 의심을 해봐야 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베체트병의 주요 병변 부위인 구강은 심장의 건강을 반영한다”며 “베체트병의 구강궤양은 단순한 구강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체내의 전반적인 균형이 무너진 것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이어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심장에 불필요한 열이 쌓이게 되면 혈맥에 열이 축적돼 전신에 궤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며 한의학 관점에서 베체트병의 발병 원인을 설명했다.

◆베체트병의 한의학 치료

한의학에서 베체트병의 치료는 1차적으로 심장의 열을 내려주고 발산하며,혈맥에 쌓인 열을 풀어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이러한 치료를 통해 염증의 회복을 돕고 재발을 방지한다.더불어 베체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신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환자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체질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면역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뜸,침,약침,척추교정 등의 치료를 병행하면 베체트병의 호전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치료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증상이 처음 나타날 때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역질환의 경우 빨리 발견해 치료를 시작한다면 빠른 호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입 안이 허는 것은 단순한 질병일 수 있지만 베체트병에 의한 구강궤양은 단순히 넘길 것이 아니다”면서 “심할 경우 관절,콩팥,혈관 등에 염증을 일으키고 실명의 위험도 있으며 입 안이 자주 허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