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SIM, 원자력ㆍ시추선 부품 '승부수'
"원자력 부품과 해양플랜트 쪽이 미래산업입니다. 더 이상 과거의 기술로는 먹고살 수 없는 만큼 신분야를 준비해야 합니다. "

배관 전문제작업체인 성일SIM의 우양호 대표는 14일 "원자력부품 업체들과 함께 힘을 합쳐 부산 강서구 명동단지에 추진 중인 원자력단지의 설계를 끝내고,2015년 완공 목표로 이달 말부터 공사에 들어간다"며 "공단도 구축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본격적으로 원자력 부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표는 명동지구 원자력산업단지의 개발 대표를 맡고 있다. 원자력 부품개발업체들과 그가 함께 추진하는 원자력 단지 규모는 49만㎡ 규모.20여개 업체가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 경남과 울산에 원자력단지벨트가 형성되면서 부품생산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는 점을 살려 배관 쪽에서 원자력 플랜트 부품분야로 개발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가스라인 부품의 국산화도 준비 중이다. 정부는 2013년 가스배관공사 설계를 마치고 2017년 러시아와 북한을 거쳐 국내에 가스라인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대로 가면 외국제품들이 모두 가스라인에 사용될 것입니다. 업체들도 꾸준히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국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계에 국산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때입니다. "

원자력기자재지원센터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는 게 우 대표의 생각이다. "아직 국내 기술이 낮은 수준이어서 원자력산업기자재지원센터를 만들어 산학연구를 통해 품질이 까다로운 원자력 부품 개발분야를 돌파해 나가야 합니다. "

성일SIM은 해양플랜트와 시추선 등의 부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일반컨테이너선 등 상선분야는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데다 수주단가도 크게 떨어져 부가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국산화율이 일반 조선분야는 80% 정도지만 아직 해양플랜트는 20%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다 핵심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생산현장에서 국산품이 이용될 수 있도록 모델제품을 만들고 조선소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성일SIM은 기존 해수 담수화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담수화' 원천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1978년 10월 문을 연 성일SIM은 금속 파이프의 재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엿가락처럼 구부리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금속 파이프를 용접 없이 그대로 구부려 플랜트 선박 발전소 자동차 등에 배관용으로 사용되는 부품을 만들고 있다. 고주파벤딩기는 인도 등에 장비와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매출도 늘고 있다. 2008년 700억원,2009년 900억원에 이어 지난해 1031억원을 기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