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글로벌 반도체 성공스토리 만들자"
"반도체 시황이 어렵지만 하이닉스의 기술력과 SK의 기업문화로 합심해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갈 것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선물투자 손실 보전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 부담에도 강한 의지로 밀어붙인 하이닉스반도체 인수가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과 하이닉스 간 지분인수계약을 맺은 14일 오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하이닉스 인수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 시너지 효과라는 차원을 넘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기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있는 것"이라며 "하이닉스와 SK가 합심해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변수가 남아 있지만 하이닉스 인수 의지가 확고함을 다시 한번 분명히한 것이라는 해석이 재계에서 나왔다.

이날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6.4%(4425만주)를 주당 2만4500원에,하이닉스가 발행할 신주 14.7%(1억185만주)를 주당 2만3000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채권단과 맺었다.

▶ 관련 기사 보기

구주 인수가격은 채권단이 정한 기준가격보다 14%,신주 발행가격은 기준 가격보다 7%가량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 수준이다. 주당 평균 인수가격은 2만3454원으로 총 인수금액은 3조4266억7500만원이다.

하이닉스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에 앞서 이사회를 열어 SK텔레콤을 상대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증권거래법에 따른 신주발행 기준가격을 산정해본 결과 주당 2만1000원대로 나타났다"며 "기준 가격이 SK텔레콤이 써낸 신주발행 희망가격(2만3000원)보다 낮아 SK텔레콤이 제시한 가격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한 달여간 정밀실사를 거친 뒤 최종 가격협상을 거쳐 내년 1분기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채권단과의 가격협상 과정에서 인수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8일 최 회장의 선물투자 의혹 등과 관련해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를 압수 수색한 뒤 본격적인 관련자 소환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번주 중 최재원 SK 부회장 등을 소환 조사하고 이후 결과를 본 후 최 회장 소환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윤정현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