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는 너무 쉬워 만점자 무려 3%
난이도 1% 목표는 실패한듯..문과는 변별력 조금 떨어져

10일 치러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가채점이 이뤄진 11일 입시학원가와 일선 고교에서 "생각보다 수능이 많이 쉽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너무 쉬웠던 외국어는 제외한 반응이다.

특히 까다로웠던 언어와 이과생용 수리 '가'형의 만점자 비율이 재작년 수능(2010학년도) 수준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0.3~0.4% 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과생용 수리 나는 만점자가 1% 이상으로 무난했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도 대체로 무난하면서 영역별 난이도 차이도 좁혀졌다.

하지만 올해 2차례 모의평가에서 비교적 적정 난이도로 평가받은 외국어영역은 만점자가 3%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사실상 '물수능' 수준이었다는 해석이다.

◇난이도 조절은 또 실패 = 이런 추정치가 맞는다면 전체 영역 만점자 비율을 1% 안팎으로 맞추겠다고 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능난이도 조절은 신의 영역'이라는 속설을 또한번 뒷받침하는 셈이다.

물론 작년 수능이 언어 만점자 0.06%, 수리 가 0.02% , 수리 나 0.56%, 외국어 0.21%로 지나치게 어려웠던데 비하면 전체적으로 만점자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메가스터디가 밝힌 올해 만점자 비율 추정치는 언어 0.33%(2천144명), 수리 가 0.43%(600명), 수리 나 1.5%(7천20명), 외국어 3.06%(1만9천603명)이다.

이투스청솔학원은 만점자 비율을 언어 0.25%, 수리 가 0.2%, 수리 나 0.8%, 외국어 1.7% 라고 더 낮게 전망했다.

너무 어려워 만점자 비율 비교가 무의미한 지난해 입시 대신 2010학년도 수능과 비교해 보면 당시 만점자 비율은 언어 0.25%, 수리 가 0.34%여서 이번 추정치와 비슷한 반면 당시 수리 나는 0.84%, 외국어는 0.74%여서 이번과 차이를 보인다.

메가스터디, 유웨이중앙교육, 진학사 등이 발표한 1등급 컷은 언어 93~94점, 수리 가 88~89점, 수리 나 96점, 외국어 98점이다.

이는 언어영역 1등급 컷이 94점, 수리 영역 1등급 컷이 90점이었던 2010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추정치다.

◇변별력은 확보한 듯 =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11일 "올해 수능은 응시자 수도 재작년 수능과 비슷한 정도인데 1등급컷은 1점씩 더 떨어졌다"며 "이들 영역 만점자 수는 0.3% 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이번 수능을 출제당국은 쉽게 냈다고 밝혔지만 수험생들은 채점 이후부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며 "3개 영역 모두 만점자는 굉장히 적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영일 교육컨설팅 김영일 대표는 "언어와 수리 가는 0.5% 안팎, 수리 나는 1.5% 안팎, 외국어는 2%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며 "9월 모의평가 때와 반대로 난이도를 조절하려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생각보다 언어, 수리 가에 어려운 문제가 더 있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언어는 1% 달성이 힘들고 수리 `나'와 외국어는 1% 대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언어는 낯익은 지문들이 나와서 시험 직후 잘 봤다고 생각했다가 가채점을 해보니 틀린 문제가 많은 `착시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역별 만점자 1%는 상징적 의미의 성격이 강하다"며 "비록 1% 목표 달성이 안되더라도 작년보다 쉽게 출제됐고 나름대로 변별력도 가지면서 EBS 연계율 70%를 달성한 점, 입시 준비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자연계 수리 '가'가 결정..인문계 최상위권 변별력 떨어져 = 너무 쉬웠던 외국어 영역은 변별력이 없어 만점을 받거나 1문제 정도만 틀려야 1등급이 된다.

반면 어려웠던 자연계 수리 '가'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등급별 컷이 많이 올라가겠지만 올해 6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상당히 어렵게 나와 올해 수능에서 가장 변별력이 높은 영역이 될 전망이다.

인문계 수험생은 수리 '나'가 만점자 1%를 넘고 외국어영역은 거의 '물수능'수준으로 나오면서 최상위권의 수능 변별력은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지원전략을 세우는데 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본인의 유불리를 잘 분석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상당수 대학이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나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하므로 원점수보다는 표준점수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수능에서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영역의 표준편차가 지난해에 비해 커졌기 때문에 원점수 차이보다 표준점수 차이는 더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표준점수 동점자가 많이 생겨 표준점수 1∼2점 차이로도 정시모집 당락이 갈릴 수 있다.

메가스터디는 표준점수 최고점 추정치를 언어 134점, 수리 가 139점, 수리 나 136점, 외국어 128점으로 지난해보다 일제히 낮게 내놨다.

지난해 수능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 140점, 수리 가 153점, 수리 나 147점, 외국어 142점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임주영 김연정 기자 chaehee@yna.co.krzoo@yna.co.kryj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