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청문회 언제 열렸지?"
지난 8,9일 열린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소리없이 지나갔다.

오는 15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평소와 달리 야당의 결기가 보이지 않는다. 청문회를 불과 4일 앞둔 10일에도 검증을 벼르는 보도자료나 야당의 공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가장 조용한 청문회가 진행 중인 데는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와 여야 정치권의 복잡한 당내 사정 등이 얽혀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의 시선은 온통 한 · 미 FTA 처리와 야권 통합에 쏠려 있어 해당 의원들이 청문회에 열의를 쏟기가 여의치 않다.

주로 방어 역할을 해온 한나라당도 당내 쇄신 논의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다. 후보자들이 이른바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야당의 검증 칼날을 무디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 여야는 지난 9일 김,박 대법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이례적으로 별다른 부대 조건 없이 처리했다. 서울 출신 김 후보자의 경우 골프회원권 논란 외에 별다른 흠결이 없었고 박 후보자는 가사 전문 여성 법조인이며 비서울대,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여야 모두 검증보다는 '덕담'을 건네는 것으로 청문회를 마무리했다.

홍 지경부 장관 후보자는 KOTRA 사장 임명 4개월 만에 지경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논란이 일었으나 비영남 출신(충북 청주) 정통 관료를 지내 전문성을 인정한다는 게 민주당 내부의 평가다.

민주당 지경위 소속 한 의원은 "한 · 미 FTA 등 워낙 큰 사안들이 많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시기에 인사청문 대상이 된 것도 본인들 복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