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증세로 귀국한 기성용(22·셀틱)이 정밀진단 결과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중동 원정을 떠난 축구대표팀 합류 시기에 대한 조율에 들어갔다.

기성용의 에이전트사인 C2글로벌은 8일 "기성용이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았지만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혈액검사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했던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바이러스성 감염이 의심된다는 통보를 받고 지난 6일 귀국했고, 곧바로 병원에 입원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한 정밀진단을 받았다.

혈액검사에서는 애초 염려됐던 바이러스 감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전신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은 결과 역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몸 상태도 발병 초기보다 많이 나아져 에이전트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회복했다.

에이전트 측은 "뇌 검사는 전신 MRI를 찍는 과정의 일부였다"며 "몸 상태가 좋아지는 만큼 병원 측과 언제 대표팀에 합류하는 게 나을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성용이 서둘러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해도 사흘 앞으로 다가온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에 뛰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지난 2일부터 전혀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두 경기 연속 결장해 컨디션은 물론 경기력도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조광래 감독 역시 무리하게 기성용을 UAE전에 내보내는 대신 빨리 현지적응을 마쳐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레바논과의 3차 예선 5차전에 투입할 공산이 크다.

조 감독이 기성용의 대표팀 합류를 서두르는 이유도 빠른 현지적응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다.

'조광래호' 출범 이후 치른 19경기에 모두 나서면서 대표팀의 중원을 지킨 기성용이 사실상 UAE전에 나서기 어렵게 되면서 조 감독은 '더블 볼란테'의 구성을 놓고 고심하게 됐다.

현재 대표팀의 구성에서 기성용을 대신할 자원은 윤빛가람(경남)이 손꼽힌다.

구자철도 중원에서 활약할 수 있지만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길 공산이 큰 만큼 오히려 이정수(알 사드)와 곽태휘(울산)에게 중앙 수비를 맡기고 수비수인 홍정호(제주)를 파격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려 이용래(수원)와 짝을 맞추는 새로운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