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영국 정유업체 브리티시패트롤리엄(BP)이 작년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 보상을 위해 진행중이던 아르헨티나 자회사 매각에 실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BP가 아르헨티나 자회사인 팬 아메리칸 지분 60%를 70억6000만 달러에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 및 아르헨티나 원유업체 브리다스에너지홀딩스(BEH)가 세운 합작사에 넘기는 협상을 해왔지만 결국 매각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BP의 자산매각 실패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긴축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재선에 성공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최근 긴축정책을 선언했다.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철광석 등의 원자재 수출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달러를 회수하고 있다.

WSJ는 “BP와 CNOOC, 브리다스 모두가 이번 매각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반면 계약 당사자들은 이같은 추측을 경계했다. 브리다스는 이메일을 통해 “중국과 아르헨티나 정부 모두 이번 거래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며 “유럽 재정위기와 아르헨티나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BP도 계약 자체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BP의 자산매각 실패가 BP에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BP는 지난해 말 브리다스로부터 받았던 35억3000만 달러 규모의 예치금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다. 또 BP는 지난 10월까지 자산매각 목표를 450억달러로 끌어 올린 상태로 현재까지 26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각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피터 퍼튼 RBC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70억 달러는 기존 자산 매각 목표인 300억 달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면서 “새로운 목표인 450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