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구글 회장, 스마트폰ㆍTV사업 '선물 보따리' 풀까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사진)이 7일 방한해 이석채 KT 회장,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통신 · 전자업계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만난다. 방한 첫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들러 최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와 만찬을 가질 예정으로 어떤 얘기가 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통신 · 전자업계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은 7일부터 이석채 회장,하성민 SK텔레콤 대표,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CEO들을 만난다. 슈미트 회장은 이동통신사 대표들과 모바일 결제 시스템,근접무선통신(NFC),동영상 서비스 등 모바일 인터넷 분야 전반에 걸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상철 부회장이 LG유플러스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에서 구글의 전자지갑 서비스를 공동 추진하는 등 NFC 응용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며 "구글 유튜브를 통한 한류 콘텐츠 유통과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에서의 HD급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삼성전자도 방문한다. 업계에선 이와 관련,양사 수뇌부가 스마트폰과 TV 협력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지난 8월 모토로라를 인수한 후 휴대폰은 물론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앞으로 삼성과 경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이번 회동에선 양사 간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한층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애플이 TV사업 진출을 꾀하자 최근 구글은 삼성전자와 TV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두 회사는 지난주 인터페이스 기능을 대폭 강화한 '스마트TV 2.0'을 선보였다.

삼성 관계자는 "회동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할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도 면담한다. 최 위원장은 슈미트 회장에게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말 구글코리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구글이 글로벌 IT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인 만큼 한국에서도 같은 역할을 해달라"며 "슈미트 회장이 선물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인설/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