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일단 넘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도 4일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그렇지만 경기하강 압력이 커지고 있고, 기업 실적도 분명히 둔화되고 있어 시장은 당분간 추세 보다는 변동성이 존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정보기술(IT) 장비 및 부품 관련주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바이오주(株) 등 개별주 위주로 매매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가 디폴트 상황에 직면하게 될 지 그 반대일 지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경기하강 압력이 강화되고 기업실적이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부정할 수 없는 모멘텀(상승동력) 압박으로 인해 투자자들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지역의 재정위기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시키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테러 전쟁 자연재해 등 투자자가 예측하기 어려워 회피하기 힘든 악재들이 체계적인 주가위험 요인"이라며 "체계적 위험의 등장은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키지만, 시간이 경과되고 보면 펀더멘털이 극복했던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포함해 현재 유로존 문제도 회피하기 힘든 체계적 위험에 속한다는 것.

그는 "비관적인 시나리오 때문에 투자 시 소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해결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당분간 변동성 및 지수의 정체 국면을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 둘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개별주 선호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8월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이 1조원 이상 순매수하며 이 시장의 시가총액 대비 1%를 웃도는 매수 규모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가 당분간 대외 경기상황에 따라 저항과 방어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 개별주 대응력을 높여야 투자리스크를 줄이고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IT 장비 및 부품업체들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바이오 관련주들을 중심으로 주요 투자자들의 순환매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