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은 4일 LG전자에 대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당분간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날 주가가 13.7% 빠지면서 이론적인 희석비율 이상으로 이미 하락했다"며 "하지만 관련 내용을 떠나서 일단 LG전자와 LG그룹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나빠져 당분간 악화된 투자심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유동성 위기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지만 시점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LG전자의 3분기 기준 현금은 2조7500억원, 순차입금 비율은 46%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연간 설비투자(Capex)도 2조원 미만으로 부담이 있는 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 측면에서 이번 유상증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치다"고 풀이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된 자금은 LG디스플레이 등 자회사의 유상증자를 대비한 실탄 마련과 가장 가능성이 큰 LG전자의 신사업 진출 또는 인수합병(M&A) 등에 쓰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권 연구원은 다만 "앞서 LG전자를 다시 보자라며 투자심리가 개선되려는 상황에서, 유상증자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하필 이 시점에 이런 결정이 나와 뒤통수를 심하게 한방 맞은 느낌이다"고 평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