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쇼크'…2분기 연속 3%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대에 그쳤다. 지난 2분기에 이어 저조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유럽 재정위기 확산 등 대외 악재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위축된 결과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4%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성장률 '어닝 쇼크'

한국은행은 3분기 경제성장률(속보치)이 전년 동기 대비 3.4%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도 3.4%였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0.7%에 그쳐 전 분기(0.9%)보다 낮아졌다. 추세가 꺾이고 있다는 얘기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8.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잠재성장률(4%대 초반)을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어닝 쇼크(기대 이하 실적)'란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당초 예상치 3.7~3.8%보다 낮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예상보다 좀 낮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대외악재에 소비 투자 위축

3분기 성장률이 저조한 것은 대외악재 탓이 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럽 위기와 미국의 경기하강 같은 불안 요소가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며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도 미래 불안 때문에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게 지표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5%에 달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분기 11.7%,2분기 7.5%,3분기 1.4%로 뚝 떨어졌다. 건설투자는 3분기에 4.2%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소비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1분기 2.8%,2분기 3.0% 증가한 민간소비는 3분기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은 "선진국 경제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소비심리가 개선되기 어렵다"며 "가계부채가 많은 점도 소비 여력을 깎아먹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수출은 9.4% 증가해 2분기(9.6%)와 비교할 때 선방했다. 그러나 선진국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하강 본격화하나

3분기까지 성적표가 나오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 전망치(4.3%)는 달성이 힘들다는 게 확실시되고 있다. 한은도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4% 성장 가능성마저 낮다는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4% 성장률이 나오려면 4분기 성장률이 5% 정도는 돼야 한다. 신 실장은 "4분기에도 성장률을 3.8~4% 정도로 보고 있다"며 "연간 4% 달성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빠질지도 걱정거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억제 상한선(4%)보다 높은 4.5%(1~9월 평균)에 달하면서 저성장-고물가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간주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는 3분기보다 좋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