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3번째 여성 대법관 탄생 임박
재판 안정성·대법관 다양화 충족

양승태 대법원장은 21일 새 대법관 후보자로 김용덕(54·사법연수원 12기)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보영(50·16기) 변호사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이들은 다음 달 20일 퇴임하는 박시환(58·12기), 김지형(53·11기) 대법관의 후임이다.

박 후보자가 청문절차를 거쳐 취임하면 김영란(55·11기·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전 대법관, 전수안(59·8기) 대법관의 뒤를 이어 사법사상 세 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다.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법대를 나온 김 후보자는 서울민사지법·고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 법원 내 요직을 거친 뒤 지난 2월 법원행정처 차장에 보임됐다.

대법원 재판의 연구·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5년간이나 지냈을 만큼 재판 실무와 법리에 정통하고 사법행정에도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전주여고, 한양대 법대를 나온 박 후보자는 수원지법·서울지법·서울고법 판사,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등으로 재직하다 2004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 비상임위원, 법원행정처 행정심판위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등 활발한 공익활동을 해오다 올해 1월 여성변호사회장을 맡았다.

이번 대법관 인사는 법원 내 신망이 두텁고 전문성을 갖춘 정통법관과 함께 여성·비서울대·호남 출신 인사를 발탁함으로써, 재판과 사법행정의 안정성을 도모하면서도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양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가운데 김지형(원광대) 대법관을 제외한 13명이 전원 서울대 출신인데다, 첫 학계 출신인 양창수(59·6기) 대법관과 검찰 출신 안대희(56·7기) 대법관을 빼고는 모두 판사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두 후보자는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임명 동의를 요구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8일 두 후보자를 비롯해 고영한(56·11기) 전주지법원장, 구욱서(56·8기) 전 서울고법원장, 윤인태(54·12기) 창원지법원장, 조용호(56·10기) 광주고법원장, 조재연(55·12기) 변호사 등 7명을 대법관 후보로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