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추진 여부 이야기할 수 없어"

한-중 통화스와프 추진에 대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부인하지 않아 추진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ㆍ중남미 비즈니스 포럼 만찬에 참석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 통화스와프를 추진하느냐는 물음에 "그건 이야기해 드릴 수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 9월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서 한-중 재무장관 양자회담에서 통화스와프를 제안했느냐', '장관들끼리 통화스와프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가'라는 연이은 질문에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한-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시장의 관심은 한-중 통화스와프로 옮겨온 상황에서 재정부 수장의 첫 공식답변이다.

앞서 한-일 통화스와프를 발표하면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 이주열 부총재는 통화스와프 논의를 "글로벌 위기 가능성이 커졌을 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8월부터 생각해 구체화된 것은 9월"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통화스와프를 제안한 것은 지난 9월 IMFㆍWB 연차총회 당시 한-일 재무장관 회담 때인 것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역시 이날 한-중 재무장관 회담 때 중국 측에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신제윤 재정부 차관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역 안전망부터 기초를 튼튼히 해 세계적 위기를 대비하겠다"고 말해 한-일에 이어 한-중간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12월 중국과 통화스와프 규모를 300억달러로 확대했다.

박 장관은 이날 만찬사에서 모레노 미주개발은행(IDB) 총재가 한국 신문에 경제성장을 이룬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정상에 도달하더라도 '사다리'를 걷어차지 않는다고 기고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배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중남미 국가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IT, 인프라 등 우리가 조금 앞선 분야가 있다면 중남미 국가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이와 함께 한국이 중남미 국가들로부터 도움받고 싶은 분야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는 브라질 소설가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한-중남미 비즈니스 포럼이 두 번이나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며 "이 포럼이 양자간 우애와 교류를 확대하는 데 변함없이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