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좋고 감자는 나쁘다?"… 다이어트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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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의사는 18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가을과 겨울철 몸매 관리 여부에 따라 평생 살이 빠지기 힘든 몸매가 될 수 있는 무서운 사실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여름철에 ‘무조건 굶기’로 단시간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람이라면 가을ㆍ겨울철 근육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굶으면서 체중을 감량하면 지방과 근육이 함께 빠진다. 따라서 겨울철에 운동량을 줄이면 근육이 줄고 지방은 늘어나 최악의 ‘다이어트 몸매’가 된다는 것이다.
같은 무게의 지방은 근육보다 30% 정도 부피가 크다.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야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 수 있다.
박씨는 “똑같은 53kg이라고 해서 모두 이효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면서 “같은 몸무게이지만 각각 몸매가 달라 보이는 것은 근육의 비율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인터넷에 나오는 다이어트 법, 따라하면 살이 빠지나?
박상준 전문의는 5년 전 90kg의 몸무게에 체지방률 25%에 육박하는 '몸꽝' 의사였다.
가운 아래로 '봉긋' 하게 솟아 오른 배를 본 그는 어느 날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본격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박씨는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인터넷을 이용해 정보수집에 나섰다.
'부위별 다이어트법은 따로 있다.' '식사 전 물 한잔을 마시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고구마는 살이 안찌고 감자는 살이 찐다.' '포도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효과가 크다.'
인터넷을 보던 박 의사는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일반인보다 사람의 몸에 대한 이해가 많은 그에게 근거없는 다이어트 정보가 너무 넘쳐 놀랐다.
피부과 전문의인 박씨는 그때부터 전공과 상관없는 운동과 영양, 체형 관련 전문서적을 찾아가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또 자신이 직접 운동을 하고 알게 된 것을 블로그와 카페 등에 올려 '몸짱의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박씨는 5년 전 다이어트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20kg 감량에 성공한 그는 5년간 한결 같은 몸매를 유지시키고 있다. 지난해 여름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아 ‘몸짱의사의 성형 다이어트’(한국경제신문사)로 출간했다.
박씨는 "사람의 체형과 생김새가 다르 듯, 연예인들이 하는 다이어트 법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일률적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경고했다.
◆ 훌라우프만 돌리면 뱃살이 빠지나?
박씨가 강조하는 다이어트 법칙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한 획기적이고 쉬운 방법은 없다.
박씨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어떤 것을 먹고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여성들이 ‘굶는’ 방법으로 단기간 체중감량에 성공하지만 결국 지방과 근육을 함께 감소시켜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
근육이 줄어든 우리 몸은 점점 체중 감량이 힘든 몸으로 변하는 것이다. 굶어서 살을 빼는 것은 후일의 몸매를 포기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대 여성들이 굶어도 체중이 빠지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움직인다고 해서 당장 근육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 알려진대로 복근을 위한 운동법과 하체 비만을 위한 운동법, 가슴이 커지는 운동법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근육이 증가하면 기초 대사량이 함께 늘어나 같은 양의 운동을 해도 큰 효과를 낸다. 이를 위해 허벅지나 복근 등 몸의 큰 근육을 위주로 한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몸의 전반적인 근력을 키운 후 팔이나 다리 등 작은 근육을 추가적으로 운동시키는 게 올바른 순서다.
스트레칭이나 훌라후프 등은 큰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 근력운동이 되지 않고, 칼로리 소모가 많지 않다. 매일매일 훌라우프를 열심히 돌려도 뱃살이 빠지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다.
근육이 늘어나면 단기적으로 체중감량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살(지방)이 빠지기 쉬운' 체질로 변하기 때문에 근육운동은 꼭 필요하다.
박씨는 “여름철 체중계에 의존하는 다이어트는 오히려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 고구마는 괜찮은데 감자는 왜 안될까?…감자의 억울한 사연
다이어트에서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다. 박씨는 "다이어트 할 때는 잘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면 안된다.
우리 몸에 에너지를 내는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주로 먹고 다른 영양소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다만 지방과 탄수화물의 섭취보다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더 유익하다.
그는 "살을 뺀다고 시럽이 든 라떼 한잔을 먹는 것보다 삼겹살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라떼 한잔은 고칼로리 음료이지만, 삼겹살은 단백질로 구성된 좋은 식품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인터넷에 알려진 다이어트 식단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흔히 알려진대로 감자보다 고구마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포도나 자몽 등 한가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고구마나 감자는 모두 탄수화물로 구성됐기 때문에 몸안에 흡수됐을 때 결국 똑같다. 한 가지 과일을 먹으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않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다이어트 식단으로 유명한 훈제 닭가슴살도 좋지 않은 음식이다. 다이어트 할 때에는 부종을 일으키는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 저염식 식단이 도움이 된다. 훈제 닭가슴살의 염분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박씨는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을 따로 준비하지 말고, 평소 먹는 음식을 덜 짜게 만들어 천천히 흡수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추운 겨울, '몸매관리는 너무 귀찮아!'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탓에 움직임이 줄어들고 따듯한 커피나 국물음식을 찾게 된다. 이렇게 나태한 태도는 바로 내 몸의 '살'로 둔갑하기 쉽다.
추운 겨울에는 두꺼운 옷으로 몸매를 가릴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어질 수 있다. 겨울이라도 니트 등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선택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활동량이 줄어드는 계절인 만큼 일부러 몸을 움직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거나 실내 운동기구인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국물을 먹는 것은 총 칼로리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염분의 추가 섭취로 붓기와 체중을 늘릴 수 있다. 국물 음식은 젓가락으로 건더기만 먹고 커피를 마실 때는 설탕과 프림을 제외한 블랙 커피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씨는 “다이어트는 계절이 따로 없다.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몸매로 ‘성형’할 수 있도록 일상 속에서 근육을 늘리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