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12일(현지시간)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한다. 협정이 2007년 6월 체결된 지 4년4개월 만이다.

미 하원에 이어 상원은 이날 각각 본회의를 열어 백악관이 지난 3일 제출한 한 · 미 FTA 이행법안을 통과시킨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하루 전에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다. 이로써 한 · 미 FTA는 한국 국회가 비준하면 발효된다.

미국이 이행법안을 일사천리로 비준하는 것은 이 대통령의 의회 합동연설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1.3%로 둔화된 경제성장률과 9.1%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을 타개하기 위해 한 · 미 FTA 비준을 돌파구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한 · 미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미국이 비준한 FTA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미국은 한 · 미 FTA를 통해 한국에 대한 수출이 110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자리는 7만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양국 정부는 한 · 미 FTA 발효 시기를 내년 1월1일로 잡고 있다. 공은 이제 한국 국회로 넘어왔다. 협정과 관련 이행법안을 분리 처리하는 국회의 비준이 늦어지면 발효 시기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