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CEO "생각보다 잘 풀려…반도체ㆍLCD 내년엔 나아질 것"
한국 IT(정보기술)산업의 3대 축인 반도체,LCD패널,TV는 올해 내내 고전했다. 미국 ·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로 IT수요가 예상보다 못했던 탓이다. 내년엔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IT업계의 대표 CEO(최고경영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1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IT · 전자전시회인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윤부근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내년 세계 경기가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란 시각과 달리 내년이 올해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수장들,"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

삼성전자 TV사업을 총괄하는 윤부근 사장은 "여러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보다 현재 사업이 잘되고 있다"며 "금년보다 내년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 시장에 대해서도 "시장은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안 좋다고 하지만 잘 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신흥시장이 작년보다 30~40% 성장한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도 "2010년 21%인 스마트TV 비중이 2015년에 50%로 늘고 같은 기간 스마트폰 비율도 22%에서 45%로 확대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시장을 밝게 봤다.

LG그룹의 LCD패널 사업을 담당하는 권영수 사장도 낙관론을 폈다. 그는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는 LCD패널 업황과 관련,"내년 하반기쯤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엔 런던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데다 값싸고 질 좋은 TV가 많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 상환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보유 현금이 충분해 (유상증자는)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내년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를 비롯해 LCD업계가 워낙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내년 투자 규모는 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도 내년 반도체 업황을 낙관적으로 봤다. 권 사장은 "수급 불균형으로 당분간 시장이 방향을 못찾겠지만 점진적으로 균형을 찾아 내년에는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D램 가격 하락폭이 커 고전하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수요는 활발한 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낸드플래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30나노급 D램 생산이 본격화하는 4분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며 D램 전망도 밝게 봤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을 양산한 것과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우리도 20나노급 D램 개발을 마쳐 내년 초부터 양산하면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자신했다. 하이닉스 매각 작업에 대해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마무리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자 CEO "생각보다 잘 풀려…반도체ㆍLCD 내년엔 나아질 것"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결합이 대세

이번 전시회는 'Be smart'를 주제로 오는 15일까지 열린다. 올해 행사의 키워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만남'이다. 하드웨어 제조업체 일색이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60여개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참여해 모바일 플랫폼,보안 솔루션,스마트폰용 블랙박스 등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1368㎡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해 스마트 기기를 대거 선보였다. 세계 최대 크기인 75인치 3D TV를 비롯해 테두리 두께를 5㎜로 줄인 D8000 · D7000시리즈 스마트TV 등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갤럭시S2 LTE(롱텀에볼루션)와 갤럭시S2 HD 등 새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와 비슷한 두께인 '슬레이트 PC'도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다양한 3D 제품을 내놨다. 1370㎡ 전시장에 370인치 3D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과 시네마 3D 안경 2만개를 비치해 관람객들에게 3D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