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12일 코스피지수는 유럽발(發) 악재 부담으로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슬로바키아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 부결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전망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1일 나흘 연속 반등 랠리를 이어갔다. 다만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장중 회복했던 1800선을 지키지 못하고 1790선으로 물러나 장을 마쳤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의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안정을 위한 합의 덕에 전날 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2∼3%대 급등했고, 코스피지수도 1810선을 회복하며 장을 시작했다. 오후 들어 추가적으로 덩치를 불린 개인 매물 부담에 상승폭을 줄인 지수는 1800선 아래로 후퇴했다.

슬로바키아 의회가 EFSF 확대안을 부결시키면서 유럽 재정위기 관련 우려가 재차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진행된 슬로바키아 의회의 EFSF 법안 관련 표결은 승인에 필요한 과반(76석)의 찬성표에 21표나 못 미친 55표의 찬성표만이 나왔다.

다만 슬로바키아 의회가 EFSF 확대안에 대한 표결을 재진행하기로 했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FSF 법안은 유로존 회원국 모두에서 승인돼야 발효된다. 현재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들은 승인을 마친 상태다.

슬로바키아의 EFSF 부결 소식이 전해지기 전 장을 마감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주요지수가 혼조세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과 알코아 등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혼조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 재정위기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수의 하단이 점차 단단해지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매매 대응 시엔 단기 트레이딩 우선의 시각을 유지한다”며 “만만치 않은 경기 여건과 유럽 리스크의 해결 노정에 예상된 잡음들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이후 미국의 고용이나 소비관련 지표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과 달리 유럽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타격을 입은 세계 소비심리가 기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지 여부도 검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고, 이후 진행될 유럽 금융권 재정건전성 검증도 안심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대칭삼각형 패턴을 완성한 후 형성된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8월5일 갭하락 후 형성된 하락추세선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격적인 상승추세에 대한 기대는 다소 무리가 있고, 단기적으로 1750∼1880 구간을 염두에 둔 시장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기술적 분석상 보조지표들이 최근 단기 상승에 따라 과매수권에 진입하고 있어 증시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진행 중인 한국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박종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경기 둔화로 국내기업들의 실적은 평균 15∼20% 정도 하향 조정될 전망이며, 현재 주가는 이를 상당부분 선(先)반영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본격 부각된 8월부터 한국, 미국 기업의 이익 수정 비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이미 눈높이를 낮춰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적이 예상을 상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예상을 웃돌며 깜짝실적 효과를 냈듯, 이번 실적 시즌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