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과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미국의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대 중 일부가 처음으로 정부에 공식적인 요구안을 내놨다. 이 제안은 시카고의 동조 시위대(Occupy Chicago)로부터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시카고 시위대가 최근 정부에 공식 요구할 12개 제안 항목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시카고 시내에 모여 각 항목을 공식 요구 사항에 넣을 것인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300여명이 참여한 첫 투표에서 부시 행정부가 도입한 부유층 세금 감면을 폐지하고,시장의 혼란을 야기한 '월가 범죄자들'을 기소하라는 항목을 90%의 찬성으로 공식 요구 사항으로 채택했다.

이들은 이번 주 중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한 규제 강화와 학생 부채 탕감,부유층 세금 부담을 늘리는 소위 '버핏 룰(Buffet Rule) 제정' 등을 공식 요구 조건으로 채택하는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카고 시위대의 에블린 드헤이는 "시위대가 내놓은 수백여 가지 제안을 12개로 압축했다"며 "우리가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논의했으며 우리의 목표는 정책 개혁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