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이 "브라질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서 2고로 건설은 포스코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광산업체인 발레가 보유한 CSP(제철소 건설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의 지분 50% 중 20~30%가량을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추가 매입할 것"이란 계획도 내놨다. 장 회장이 브라질 제철소 프로젝트에 대한 향후 지분구조와 경영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장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1고로는 동국제강이 주도했지만 2고로는 포스코가 주도권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사업 초기부터 원래 그렇게 컨센서스(합의)가 모아져 있다"고 말했다. '1고로와 2고로를 분리해 경영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합작회사를 통해 일관제철소 전체적인 경영은 발레와 포스코,동국제강이 함께한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며 "다만 2고로 건설 단계부터는 투자계획,설계,건설,운영 등을 포스코가 주도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세계 1위 광산업체인 발레와 동국제강,포스코는 합작법인 지분을 50%,30%,20%씩 나눠 갖고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14년까지 연산 300만t급 고로 1기를 짓고,300만t급 고로 2기를 추가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 회사는 총 사업비 40억달러를 투자한다. 지난 8월엔 다목적 부두 준공식 등을 갖고 1고로 건설 작업을 본격화했다.

장 회장 말대로 포스코가 향후 2고로 건설을 주도할 경우,포스코가 현지 합작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투자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장 회장은 현지 합작사에 대한 지분 변동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발레가 들고 있는 합작회사의 지분 50% 중 20~30%가량은 나중에 매각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며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이 지분을 나눠 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확한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따로 더 협상을 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발레가 합작사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 포스코가 동국제강보다 더 많은 규모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고로에 대한 투자를 주도하는 조건으로 지분율을 높일 가능성이 많아서다. 발레가 30%의 합작사 지분을 내놓을 경우 포스코가 20%를 매입하고 동국제강이 나머지 10%를 산다고 가정하면 합작사에 대한 지분율은 발레 20%,포스코 40%,동국제강 40%로 바뀐다. 사업 초기엔 동국제강이 브라질 일관제철소 프로젝트를 주도했지만,앞으로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공동 경영체제로 갈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발레도 고로 운영 경험이 풍부한 포스코가 지분을 늘려 투자의 폭을 넓히는데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장 회장은 "국내외 철강시황 악화로 인해 이달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 금융위기 우려로 철강재 판매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재고관리,비용절감,국내 사업계획 재검토 등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