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몬스터는 지난해 3월 창립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다. 당시 5명의 젊은이들이 500만원을 들여 창업했다. 그리곤 회사를 만든 지 15개월 만인 지난 8월 미국 2위 업체인 리빙소셜에 팔렸다. 매각 대금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청년 갑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 회사 창업 동지들이 대기업의 한 부서에 모여 있었어도 이런 일이 생겼을까. 멋대로 일하고,시장을 뒤흔들고,2년이 채 안돼 회사를 팔아치울 수 있었을까. 오히려 기존 부서에 치이다 사라지지나 않았으면 다행일지 모른다. 티켓몬스터 사례는 폭발적 성장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다. 동시에 그런 과실을 따먹으려면 대기업도 벤처 기업처럼 운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대기업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고객군이 이미 있기 때문에,또 성공경험이 넘쳐나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 새롭게 도전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매출이 있다. 특히 경제위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쁠 때는 기존 사업에 오히려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니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작은 기업이나 개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 새 사업에 뛰어들고,기존 기업들은 '혹시 문제가 생길까봐' 새 사업을 엄두내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게 바로 21세기다.

결론은 대기업 스스로 작은 부서로,개인으로 쪼개는 수밖에 없다. 신사업에 관한한 개인이든,작은 부서든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벽을 헐어라'는 구호는 이제 조직문화의 개념이 아니라 사업기회 창출을 위한 용어다. 이런 조치 없이는 대기업일수록 지금과 같은 성장의 시대에는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사이 회사 내의 에너지는 폭발해버릴지도 모른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