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고 아이를 낳으려는 영국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영국 여성들이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 남성을 찾지 못해 인터넷에서 정자 기증자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비도너닷컴(babydonor.com)이나 코페어런트서치닷컴(co-parent-search.com) 등의 정자 기증 웹사이트들에는 20대 초반은 물론 18, 19세 여성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선데이 타임즈에 따르면 정자 기증 웹사이트들에 등록된 여성 가운데 4분의 1정도가 25세 이하의 여성들이다.정자 기증자를 찾기 위해 여성들은 웹사이트에 자신의 사진은 물론, 개인정보까지 등록해야 한다.

한 20대 여성은 "남자친구와 사귀면서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와 헤어지고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현재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상태"라며 "내 아이에게 사랑과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굳이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휴즈 워릭 대학 여성학 교수는 "여성들에게 임신은 더이상 사랑하는 남자를 만날 때까지 기다리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여성들은 아이를 가질 적당한 시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젊은 여성들도 정서적으로 금전적으로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된다면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당국의 인가를 받은 임신 클리닉 센터에 다니는 25세 이하 여성들의 비율은 1~2% 수준이다. 합법적인 정자 기증을 통한 시술 비용이 수천 파운드에 달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불법 시술은 예상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불법적으로 정자 기증을 받는 여성들은 큰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인간 수정 및 배아관리청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기증받는 정자의 안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나중에 정자 기증을 한 남성이 아버지의 권리를 주장하는 복잡한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