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ㆍ애플 절대강자 아냐"…SK플래닛, 플랫폼 1위 선언
"플랫폼은 젊은 산업입니다. MS, 구글, 애플 누구도 10년 이상 절대 강자를 유지한 것이 아니고 SK플래닛에게도 어려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모회사) SK텔레콤에 기대 주어진 1등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만들어가는 1등이 되겠습니다"

이달 1일 SK텔레콤에서 분사한 플랫폼 회사 SK플래닛의 서진우 사장은 11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서 사장은 "개방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상생협력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면서 "5년 뒤인 2016년에는 매출 3.5조, 기업가치 5조를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SK플래닛은 T스토어, T맵 등의 '플랫폼'과 호핀, 멜론 등 '뉴미디어', 11번가를 중심으로 한 '커머스', 복합디지털기기 매장 이매진을 포함한 '미래유통망'을 4대 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T 스토어 이통사 관계없이 개방…월말까지 무료

이날 서 사장은 새롭게 출범한 SK플래닛이 지향하는 가치를 '허그(HUG)'로 정의했다. 세상을 껴안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각 글자마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H(Human)는 고객가치를 최우선에 놓고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다. 서 사장은 "과거 SK텔레콤에서 사업을 할 때는 이것이 1,2년 후 어떤 매출을 가져다 줄지를 먼저 생각했다"면서 "SK플래닛에서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까지 SK텔레콤 고객에 한해서만 쓸 수 있었던 지도서비스인 T맵을 10월 중 이통사에 관계없이 쓰도록 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가칭 T맵 K, T맵 U 서비스는 9월 말 현재 가입 가능한 고객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는 1120만명이며 올해 말까지 월 사용료 없이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고 내년 1월 유료화 전환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U(Unique)는 SK플래닛이 만드는 상품은 '최고'(Best)이거나 '남과 다르거나'(Different) 새로운(New) 것만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차별적인 기술 역량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서 사장은 말했다.

또 기술 확보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사내 조직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최근 '팀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전에 임원이 하던 결제사항을 팀장 선에서 하도록 했다"며 "팀장의 전결권을 확대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 T스토어 연내 일본 직접 진출…호핀은 한류 세계화 견인

G(Global)는 SK플래닛이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을 말한다. 실제 오픈마켓인 T스토어는 중국 차이나 모바일, 레노보, 일본 그리 등과의 제휴에 이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연내 일본 시장에 직접 진출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글로벌 진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출시 8개월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한 N스크린 서비스 호핀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에 있고, 한류의 글로벌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방침이다.

SK플래닛은 또 상생협력을 우선순위에 두고 개인창업자 및 앱 개발자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국내 오픈 마켓 최초로 11번가에 전용 카테고리를 신설해 1인 창조기업의 판로를 지원키로 했고, 특성화고 창작 앱 개발 경진대회를 개최해 우수 개발자를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상을 받는 10개 팀(40명)에게는 포상과 함께 SK플래닛 상생혁신센터의 창업지원 및 SK그룹 자회사와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의 회원사에서 채용의 기회도 주고 있다.

이날 서 사장은 "궁극적으로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처럼 특정 회사를 넘겠다는 목표 보다는 창의적인 회사가 되고 싶다"면서 "매출이나 기업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서비스를 가장 많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K플래닛의 직원 수는 700명 가량이고 자본금은 1조5000억원(현금 5000억원) 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