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건' 리키 파울러(23)가 한국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거뒀다.

파울러는 9일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 · 722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엮어 3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은 3억원.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친 파울러는 첫날 선두를 마지막까지 지켜내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기록했으며 우정힐스 코스 최소타 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06년 이 대회에서 양용은(39)이 작성한 14언더파 270타였다. 파울러는 지난해 미국 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2위와 4타 차 1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파울러는 2번홀과 5번홀,7번홀에서 각각 버디를 성공시키며 버디 1개를 잡는 데 그친 양용은에게 6타 차로 앞서 나갔다. 파울러는 후반 들어서도 10번홀과 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지만 양용은은 11번홀에서 다시 1타를 잃어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파울러는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내년에는 미국 무대에서도 첫 승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드의 패셔니스타'로 통하는 파울러는 모터바이크와 노래를 즐긴다. PGA투어에서 뛰는 버바 왓슨 등과 함께 힙합그룹을 결성해 음반을 냈다. 파울러는 일본계 미국인인 외할아버지에게서 골프를 배웠다. 그는 "외할아버지에게 골프 외에도 어른을 공경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겸손까지 배웠다. 아시아 문화에 친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김민휘(합계 7언더파 277타)와 양용은(합계 5언더파 279타)이 뒤를 이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