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 · 사진)의 임기가 2015년까지 연장된다.

앞으로 상당 기간 현 CEO의 임기를 보장하는 동시에 후계자 교육 시간을 벌어 '질서 있는 권한이양'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트디즈니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아이거 CEO의 임기를 2013년에서 2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아이거 CEO는 내년 3월에 4년 임기의 이사회 의장직도 겸하게 된다. 아울러 아이거가 CEO로 있는 동안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토머스 스태그스 테마파크 사업부 사장과 제이 라설로 최고재무책임자(CFO) 두 후보의 경영자 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월트디즈니는 두 사람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2009년 서로 직책을 바꿔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WSJ는 최근 야후 휴렛팩커드 등 세계적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따른 수장 교체로 홍역을 치르면서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거 CEO는 '토이스토리'로 유명한 3D 애니메이션 업체 픽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월트디즈니의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후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으로 유명한 마블코믹스도 인수했으며 중국 정부와 오랜 협상 끝에 상하이에 세계 최대 규모 디즈니랜드를 짓는 데 합의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