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팽글(반짝이는 얇은 장식 조각) 가방'으로 유명한 프랑스 바네사브루노는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명품 브랜드다. 도톰한 천 가방에 두 줄의 스팽글로 포인트를 준 가방은 계절 구분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인기 패션 아이템으로 꼽힌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2 봄 · 여름 파리컬렉션'에서 만난 피에르 레비 바네사브루노 사장(53 · 사진)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명품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레비 사장은 "1986년부터 매년 서울을 가는데 패션산업의 변천사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바네사브루노의 한국 내 매출 성장도 빠른 편이다. 지난해 120억여원이던 매출이 올해 150억여원으로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브랜드 제품은 2009년부터 LG패션이 판매하고 있다.

바네사브루노는 그러나 '짝퉁'이 많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모방이 쉽다는 지적이다. 레비 사장은 이와 관련, "지식재산권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미 프랑스에서는 모조품 회사를 대상으로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품질 수준이 높은 모조품이 나오면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비 사장은 바네사브루노를 글로벌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파리에서 출발했지만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문화를 함께 담았다는 설명이다. 주요 마케팅 대상은 25~45세 여성으로,반짝이는 금 · 은색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제품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내년 봄 · 여름 기성복을 선보인 이번 파리컬렉션에서도 반짝이는 은색 미니스커트,소매에 금색 띠를 두른 화려한 블라우스 등을 내놨다.

레비 사장은 "앞으로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패션업체와 손잡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로레알그룹과 공동으로 바네사브루노 향수를 개발,이달 말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키로 한 것도 브랜드 확장 차원이라고 그는 전했다. 제휴를 맺고 싶은 한국 기업이 있느냐는 질문엔 "한국 기업 중에 LG생활건강처럼 화장품에 강점이 있는 회사와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파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