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영유아 설사병, 원인 정확히 알아야 예방 가능
환절기, 바이러스성 질환 감염 위험 높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계절성 독감 등 바이러스성 질환이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바이러스는 일교차가 심하거나 건조한 환경에서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특히 단체생활을 하는 영유아들의 경우 바이러스성 장염과 같은 전염성 질환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손문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바이러스성 장염은 간접적인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경로를 갖고 있는 만큼 여러 사람들의 접촉이 많은 장소에서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바이러스성 장염 중에서도 특히 5세 미만 영유아들에게 전염성이 높은 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5세 미만의 영유아 95% 이상이 적어도 한 번 이상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세균성 장염과 비슷한 '설사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증세, 감염 경로, 예방법 모두 다르다.

끈끈한 점액질, 혹은 피가 섞인 혈변 증상을 보인다면 세균성 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혈변이 아닌 쌀뜨물과 같은 묽은 설사 증세를 보인다. 심하면 하루에도 10~20회 설사를 반복할 수 있어 탈수증을 조심해야 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주로 감염된 아이의 배설물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와의 직·간접적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세균성 장염은 가벼운 접촉만으로는 쉽게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데 반해, 로타바이러스는 생존력과 전염력이 강해 기저귀통, 장난감, 수도꼭지, 주방, 욕실 등에 묻어있다가 다른 아이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세균성 장염은 손씻기, 음식 끓여먹기 등 위생을 청결히 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지만 로타바이러스는 위생관리만으로는 감염을 막기 어렵다. 또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한 세균성 장염과 달리, 로타바이러스는 탈수를 막기 위한 수분 공급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예방접종이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전염성이 강한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소량의 바이러스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예방접종을 통해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라고 당부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는 생후 2, 4개월에 2회 접종으로 빠르게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 폴리오(소아마비), 폐구균 등 다른 소아 백신들의 접종 스케줄에 맞춰 생후 2, 4개월 시점에 함께 접종하면 편리하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