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생존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차량 개발 및 고연비 달성을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10년간의 성장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Together for a better future)' 라는 그룹의 '비전 2020'과 새로운 그룹 CI를 공개했다.

새 비전의 핵심은 '인간존중 및 환경친화적 경영'을 통한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난해 일관제철소 고로사업을 성공적으로 개시하며 쇳물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세계 최초의 친환경 자원순환형 벨트를 구축하며 새로운 비전의 실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그룹의 친환경 경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현대 · 기아차는 2003년만 하더라도 1조138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3% 수준인 연구 · 개발(R&D) 투자비를 2009년 1조9924억원으로 75% 늘렸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3.3%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녹색 자동차'로 글로벌 시장 공략… 하이브리드 기술력 입증

현대 · 기아차는 투자 확대 및 친환경 브랜드 선포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카 · 전기차 ·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들을 잇따라 만들어내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지난 5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나란히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시대를 열었다. 이들 차종은 현대 ·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과 성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 및 엔진과 모터 사이에서 동력 단속을 담당하는 엔진 클러치를 적용해 보다 간단한 구조와 적은 모터 용량으로도 구동 효율을 극대화, 연비 21.0㎞/ℓ를 달성했다.

현대 ·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도 두 차종을 출시,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 6월 1305대가 팔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캠리 하이브리드,혼다 인사이트 등을 제치고 도요타 프리우스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도 개발… '친환경 이미지 굳힌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최초의 양산형 고속 전기차인 '블루온(BlueOn)'을 공개했다. 블루온은 최고 시속 130㎞를 달성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14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 가정용 전기인 220V를 이용한 완속 충전 시에는 6시간 이내에 90% 충전이 가능하고,380V의 급속 충전 시에는 25분 이내에 약 80%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 · 기아차는 올해 말 소형 CUV 전기차 'TAM'을 출시하고 2012년 말까지 2000대 이상을 양산, 정부 기관 및 지자체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 있어서도 정부 및 에너지업체와 협력, 2012년 수소연료전지차 시범보급과 2015년 본격 양산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 · 기아차는 유럽지역에 축적된 수소연료전지차 분야 기술력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 1월 북유럽 4개국과 수소연료전지차 시범보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독일 클린 에너지 파트너십 참여 MOU를 체결했으며,5월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시와 시범보급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투싼ix(수출명 ix35) 수소연료전지차는 최근 유럽연합(EU) 수소연료전지 정부과제 운영기관인 FCH-JU가 공모한 EU 의회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운행 사업에 단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선정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EU 의회 관련 정책입안자들과 의원들에게 최소 6개월간 시범운행용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EU 의회 시범운행 단독 선정으로 현대 · 기아차는 우수한 친환경 자동차 기술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유럽에 소개할 것"이라며 "수소연료전지차의 유럽 시장 보급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