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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닥의 결정적 실수…'원시인 심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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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RI.org - 김창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cwkim@seri.org

    합리적 '판단의 덫'
    이성보다 감성·미래보다 눈 앞 중시…디카 먼저 개발하고도 필름에 '미련'
    콩코드 개발社는 투자비에 연연…계속 투자하다 막대한 손실
    기업 활동은 매우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연속인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 경영자가 객관적인 분석과 합리적 판단 없이 의사결정을 내려 실패하는 일도 적지 않다. 진화심리학은 현대인에게 남아 있는 ‘원시인 심리’가 비합리적 판단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인류는 약 200만년 전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99% 이상의 시간을 수렵·채취 생활을 하며 살았는데, 이때 형성된 ‘원시인 심리’가 아직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원시인 심리는 어떤 대상에 대해 이성보다 감정이 우선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감정적 반응이 앞서면 두려움이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것보다는 쾌감을 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경영자가 이성보다 감정을 앞세워 판단하기 시작하면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무시한 채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여 그릇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 시대로의 변화를 읽지 못한 코닥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1990년대 초까지도 소비자는 필름 카메라를 선호한다는 시장분석 보고서를 내놓곤 했다.

    두 번째 원시인 심리는 먼 미래의 일보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일을 더 중시하는 것이다. 장래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먹을거리를 확보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했던 원시시대의 생존 원리가 반영된 심리다. 이런 심리는 현실 안주 성향과 근시안적 태도로 이어진다.

    매몰비용(이미 지불해 되찾을 수 없는 비용)에 집착해 결과적으로 더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개발 단계에서 채산성이 안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개발사 측은 이미 투자한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에 끝까지 투자했고,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은 채 운항을 중단했다.

    세 번째 원시인 심리는 무의식적으로 남을 따라하는 성향이다. 집단을 따르던 원시 생활에서 비롯한 심리다. 과거 모토로라가 위성통신 사업에 진출하자 인마르셋 글로벌스타 오딧세이 등 많은 컨소시엄이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모토로라를 비롯한 사업자들은 모두 위성통신 사업에 실패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기업인 모토로라가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위성통신 시장의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비합리적 판단을 내린 탓이다.

    기업이 원시인 심리에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을 높여야 한다.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 검토하고 논의할지를 미리 규정해야 장기적인 안목과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는 의사결정 지원 조직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반대 의견이 반드시 나오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반대 의견은 편향된 결정이나 오류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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