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 프로축구팀으로 불린다.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했다. 2009년 스페인 클럽으로는 최초로 트레블(정규리그 · 국왕컵 ·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비결이 뭘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프리메라리가에서 배우는 인재 전쟁의 지혜' 보고서에서 FC바르셀로나의 성공 요인으로 '내부 인재 양성과 외부 인재 영입 간 최적의 균형'을 꼽았다. FC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양성 시스템인 '칸테라'를 통해 메시,사비,이니에스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키워냈다. 이와 함께 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호나우지뉴,마르케스 등의 외부 선수들을 적절히 영입해 경기력을 극대화했다. 이 보고서는 "FC바르셀로나 사례에서 보듯 내부 인력 양성과 외부 인재 영입이 적절히 조화돼야 기업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글로벌 인재포럼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해 인재 육성과 영입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홍보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손꼽히는 해럴드 버슨 버슨마스텔러 회장이 다음달 2일 '새로운 기업 경쟁력,사회적 마케팅과 인재 활용'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미국 최대 인력관리회사로 꼽히는 액트원(ACT-1) 그룹의 제니스 하우로이드 회장도 다음달 3일 '글로벌 HR 핫이슈,인재 어떻게 뽑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버슨과 하우로이드 회장을 이메일로 만나봤다.

◆"인재와 기업 명성은 떼놓을 수 없다"

버슨 회장은 훌륭한 인재와 기업의 명성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한 명의 인재가 수십명의 인원과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투자한 것보다 기업 명성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재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긍정적인 정보뿐 아니라 기업 평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정적인 정보도 신속하게 퍼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있어 기업들이 진실된 정보만을 전달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메시지를 생산해내는 무책임한 블로거 등을 따로 관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버슨 회장은 "기술의 발달로 기업에 대한 외부 위협이 커지고 있는 만큼 내부 인재를 양성하는 것 외에 외부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부터 홍보가 단순히 기업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외부 변수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응수하기 위해 전문인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첫 번째 의무인 이윤 창출 외에 사회공헌 활동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카콜라가 다르푸르(아프리카 수단) 난민에게 수백만달러를 들여 맑은 물을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엑슨모빌이 과학 · 공학 교육을 후원하는 일,제약업체들이 공공 의료와 질병 퇴치에 힘쓰고 있는 것 등을 사례로 꼽았다.

◆"한국의 성장 동력은 인재"

1978년 설립된 액트원은 현재 미국 최대 인력관리 회사로 손꼽힌다. "우리는 모든 산업의 전방에 서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제약 · 금융투자 · 보험 · 정보기술(IT) · 가전 · 건설 · 무역 · 엔터테인먼트 등 고객사가 원하면 어떤 분야에서도 경쟁력 있는 인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하우로이드 회장의 설명이다.

하우로이드 회장은 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외부 인재뿐 아니라 내부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전략적인 내부 인재 육성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동시에 외부 전문 인재의 영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우로이드 회장은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들이 일시적인 필요만을 충족시키는 인재를 확보하는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리더십 개발 등을 시행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의 인재 확보 노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높은 교육열을 통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키워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유능한 인재들이야말로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하우로이드 회장은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양국 모두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력 교류의 장벽이 없어지면 한 · 미 양국 모두 인재 영입 비용이 줄어들 뿐 아니라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얻기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이유정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