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대 자동차 기업인 피아트가 조만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르지오 마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1월 이탈리아 최대 고용주 단체인 이탈리아산업총연합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이는 고용유연성이 보장되지 않는 데 따른 반발이다. FT는 "이탈리아 최대 기업인 피아트의 이번 결정이 다른 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마치오네 CEO의 탈퇴 선언은 고용유연성이 약한 이탈리아의 기업 환경이 핵심 원인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탈리아 노동법은 신규고용 및 해고를 어렵게 규정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강력한 긴축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탈리아 정부가 노동법 개정에 난색을 표할 정도다. 최근 이탈리아 노조는 고용보장과 긴축 반대를 주장하며 몇 달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결국 지난 9월21일 노조는 사측과 잇따라 보수와 노동시간을 보장하는 협약을 맺었다. 마치오네 CEO는 "피아트는 세계 30개국에서 181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이탈리아만큼 기업을 하기에 모순된 환경은 없다"고 주장했다.

마치오네 CEO의 탈퇴 선언으로 피아트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마치오네 CEO는 2009년 크라이슬러 인수 당시부터 인건비가 적게 드는 동유럽과 북미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초 노조가 이에 반대하자 마치오네 CEO는 이탈리아 공장에서 생산량을 2배로 늘리지 않는다면 이전이 불가피하다며 노조와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피아트는 이 같은 전망을 부인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