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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스냅 샷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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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시장경제 일부 도입해 성장
    경제자유지수 높을수록 부유국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 객원논설위원 >
    달리는 KTX를 공중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KTX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까.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정지된 사진 장면만 봐서는 KTX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이 사진을 보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거나,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면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움직이는 것을 정지된 화면을 보고 판단함으로써 범하는 오류를 필자는 '스냅 샷 오류'라고 부른다.

    최근 몇몇 군데의 시장경제 강의에서 공통적으로 받은 질문이 있다. "중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아닌 사회주의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다. 그렇다면 굳이 시장경제체제가 아니더라도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

    이것이 바로 '스냅 샷 오류'다. 경제는 정지된 화면이 아니다. 일종의 동영상이다.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인다. 움직이는 경제를 어느 한 시점의 상황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201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일본보다 4000억달러 앞선 5조8786억달러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중국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국가다. 그렇다고 이 두 가지 사실을 엮어서 사회주의로도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허황하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이긴 하지만 중국경제가 성장하게 된 것은 바로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했기 때문이다.

    마오쩌둥 시절 중국은 사회주의에 입각한 철저한 통제경제 체제였다. 그러다가 1978년 덩샤오핑이 집권한 이후 서서히 사유재산제를 도입하기 시작하자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중국은 시장개방과 경쟁 등 시장경제의 요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러한 사실들을 무시하고 현재의 장면만 보고 시장경제를 부인하며 사회주의를 찬동하는 것은 차라리 어리석음이요 억지다.

    중국만이 아니다. 인도 역시 철저한 폐쇄경제이자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하던 나라였다. 그러나 1993년부터 수입관세를 낮추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개방하는 등 시장경제지향적인 개혁을 시작하자 인도의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중국과 인도에서 최소한 5억명 이상의 인구가 절대빈곤으로부터 벗어났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한 장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봐야 한다. 인류 역사상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도입된 이후 인류가 맬더스의 함정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세계 각국의 역사를 봐도 시장경제에 가깝게 가면 경제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나아졌던 반면,그 반대 방향으로 간 나라들은 망하거나 고통을 겪었다. 과거 소련,동유럽 국가들,북한,미얀마,아르헨티나 등이 그랬다. 그리스,복지국가로 치달았던 국가들,네덜란드,뉴질랜드,호주,그리고 시장경제가 가장 발달한 미국과 영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유 시장경제에 더 가까이 갔을 때 경제가 성장하고 활력이 넘쳤지만,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고 규제를 강화하고,보호무역정책을 썼을 때 경제가 후퇴하고 활력을 잃었다.

    물론 완벽한 자유 시장경제를 실현하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자유 시장경제에 가까울수록 경제가 발달하고,자유 시장경제에서 멀어질수록 경제가 쇠퇴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각국의 자유시장경제의 정도를 나타내주는 경제자유지수에서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경제자유지수가 높을수록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경제자유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잘산다.

    경제체제와 관련하여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자유시장경제이지,그 반대방향이 아니다. '중국을 보는 스냅 샷'과 같은 주장이 강의실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 같다. 이상한 논리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주장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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