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자문형 랩…포트폴리오 긴급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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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수익 40%→10% '뚝'…잔액, 최근 두 달 새 26% 감소
'차·화·정'서 IT·금융株로…자문사들 손실 만회 안간힘
'차·화·정'서 IT·금융株로…자문사들 손실 만회 안간힘
◆자문형 랩 잔액 '썰물'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투자 손실로 손절매에 나서는 고객이 생겨나면서 8월부터 1주일에 30억~50억원가량의 자금이 꾸준히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문형 랩은 판매 창구에서 1년 단위로 투자를 권고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 하반기부터 코스피지수가 고점에 오른 올 5월까지 6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수익률 부진이 계속될 경우 대규모 환매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 부장은 "주가 반등으로 손실폭이 줄면 현금화하려는 고객이 많아 박스권 상단으로 다가갈수록 빠져나가는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차 · 화 · 정→IT · 금융 급선회
7월 30~40%까지 치솟았던 주요 자문형 랩의 올 누적수익률은 9월 들어 대부분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수익률이 부진한 일부 자문사의 경우 10~3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문사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8월 일부 자문사들이 유통 · 게임 등 내수주로 옮겨간 데 이어 9월 들어서는 IT와 금융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자문형 랩 모델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한국창의와 프렌드투자자문 등은 IT를 최우선 투자 업종으로 꼽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역시 자동차와 정유 중심이던 포트폴리오를 산업재와 IT로 다양화했다. 다만 브레인투자자문의 경우 여전히 자동차와 에너지 업종의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랩운용팀 관계자는 "8월까지도 차 · 화 · 정을 고집하던 일부 자문사들이 9월 들어 뒤늦게 IT와 금융주로 갈아타고 있다"며 "최근 들어 자문사별로 수익률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부 팀장도 "일부 자문사들이 단번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반등 국면에 강한 레버리지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증시 변동성이 워낙 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오히려 손실을 키우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사 추천 종목의 수익률 부진이 계속되자 증권사들은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배준영 미래에셋증권 랩운용팀장은 "중소형주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자문사들이 추천하는 종목의 매수 타이밍을 늦추거나 투자 비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자문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며 "박스권 장세를 지나는 동안 자문형 랩의 수익률은 자문사의 운용 능력뿐 아니라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연/임근호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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