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미 통화스와프와 인계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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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기 경제부 기자 sglee@hankyung.com
한 · 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주장하는 여론이 또다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원 · 달러 환율이 최근 열흘 사이에 100원이나 급등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경제학자나 금융전문가들은 물론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지난 27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통화스와프 '보험론'을 들고 나왔다. 박 전 대표는 "몸이 건강할 때 보험에 드는 것이 쉽다"며 "문제가 생긴 뒤 추진하기보다 미리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명시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대상국이 미국임은 분명하다. 중국,일본과는 이미 협정이 체결돼 있다.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까지 나서 통화스와프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을 지켜보는 외환당국은 착잡하다. 한 당국자는 기자에게 "인계철선을 아느냐"고 물었다. 인계철선은 폭탄과 연결돼 적이 건드리면 자동으로 폭발하도록 설치된 가느다란 철선이다. 한국에서는 미2사단이 인계철선이다. 유사시 미국 의회의 승인 없이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2사단을 한강 이북 중서부 전선에 집중 배치해왔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현 단계에서 통화스와프 체결을 주장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굴욕적이라는 속내가 읽혔다. 이 당국자는 "위기 때마다 외부의 힘을 빌려 위기를 해결하자는 심리적 의존도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한국만 요구하면 뭔가 다급한 사정이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쳐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정부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시장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1동 5층의 외화자금과에는 딜링룸이 있다. 시장 불안을 틈타 침입하려는 환투기 세력과 연일 전투를 벌이는 곳이다. 총만 들지 않았을 뿐 말 그대로 전쟁터다.
참다 못한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28일 "불안심리로 자칫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우리가 더 증폭시킬까 우려된다"며 직설적인 화법을 써가며 불만을 표시했다. 3차 방어선까지 든든하게 마련했고 최정예부대가 지키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3차 방어선이 뭔지는 굳이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떠들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지난 27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통화스와프 '보험론'을 들고 나왔다. 박 전 대표는 "몸이 건강할 때 보험에 드는 것이 쉽다"며 "문제가 생긴 뒤 추진하기보다 미리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명시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대상국이 미국임은 분명하다. 중국,일본과는 이미 협정이 체결돼 있다.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까지 나서 통화스와프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을 지켜보는 외환당국은 착잡하다. 한 당국자는 기자에게 "인계철선을 아느냐"고 물었다. 인계철선은 폭탄과 연결돼 적이 건드리면 자동으로 폭발하도록 설치된 가느다란 철선이다. 한국에서는 미2사단이 인계철선이다. 유사시 미국 의회의 승인 없이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2사단을 한강 이북 중서부 전선에 집중 배치해왔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현 단계에서 통화스와프 체결을 주장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굴욕적이라는 속내가 읽혔다. 이 당국자는 "위기 때마다 외부의 힘을 빌려 위기를 해결하자는 심리적 의존도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한국만 요구하면 뭔가 다급한 사정이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쳐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정부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시장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1동 5층의 외화자금과에는 딜링룸이 있다. 시장 불안을 틈타 침입하려는 환투기 세력과 연일 전투를 벌이는 곳이다. 총만 들지 않았을 뿐 말 그대로 전쟁터다.
참다 못한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28일 "불안심리로 자칫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우리가 더 증폭시킬까 우려된다"며 직설적인 화법을 써가며 불만을 표시했다. 3차 방어선까지 든든하게 마련했고 최정예부대가 지키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3차 방어선이 뭔지는 굳이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떠들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