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음성인식 기술 업체를 인수하거나 제휴를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핵심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의료 방송 교육 등 IT 이외의 분야에서도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다. 음성인식 기술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억달러에서 2013년 54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음성인식 기술이 처음 등장한 건 1950년대다. 미국의 AT&T는 1952년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숫자인식기를 개발했고,1990년대에는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에 적용했다. 2000년대 초에는 휴대폰과 홈오토메이션(가사관리 자동화) 시스템 등에 음성인식 기술이 활용됐다.

음성인식 기술은 최근 대용량 데이터 저장 및 처리 기술 발달로 음성인식률이 향상되면서 활용 가치가 더 높아졌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 제품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사용 방법이 복잡해지면서 기기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데이터 입력 방법으로서 음성인식은 다른 기술과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음성은 별도의 학습이나 훈련이 필요없는 쉽고 친숙한 정보 전달 방법이다. 음성을 활용하면 복잡한 기기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AT&T는 휴대폰에 "지난주 방영한 경찰 드라마"라고 말하면 TV 화면에 선택 가능한 프로그램 목록이 표시되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동 중이거나 다른 작업을 할 때도 음성으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가능하다. 모바일 음성인식 기술 업체인 보콜렉트가 개발한 '말하는 창고(talking warehouse)'는 근로자가 헤드셋을 통해 현장 상황을 관리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근로자가 양손으로 상품 분류 및 포장을 하는 도중에도 작업 진행 상황과 재고 현황 등을 본부에 알릴 수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금융 의료 보안 등의 분야에서 개인별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적합하다. 음성은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심리,건강 상태 등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신원을 확인하는 수단도 된다.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뱅크는 고객의 음성에 기반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신용카드 발급과 대출 등 모든 신용거래 업무를 자동화기기에서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고객은 직업과 기존 대출금 상환 여부 등의 질문에 정확히 답변하면 신규 거래를 할 수 있다.

실시간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도 음성인식 기술의 장점이다. 음성은 정보 입력 속도가 타자에 비해 빨라 병원 콜센터 등 정보를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 콜센터는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말하면 자동 안내를 생략하고 담당자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성인식 기술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면 노인 장애인 등 기존의 IT 소외계층도 IT기기를 보다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기반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다. IT 기업은 물론 의료 물류 금융 보안 등의 기업은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촉매로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