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사진)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41년 만에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한다. 2000년 버핏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11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식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의 절세효과가 크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벅셔해서웨이가 성명을 통해 자사주를 장부가에 최고 10%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저평가돼 있는 주가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당가치를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벅셔 측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언제든지' 자사주를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470억달러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벅셔가 최대 200억달러가량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 결정이 발표된 뒤 뉴욕증시에서 벅셔A주는 8.1%, 벅셔B주는 8.6% 각각 급등했다. 벅셔해서웨이는 1996년 발행주식을 벅셔A주와 벅셔B주로 나눠 주주권과 의결권,전환권 등에 차등을 뒀다.

온라인 경제전문 사이트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주식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을 할 경우 세금 부담이 작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부자증세를 주장해온 버핏 회장이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렸다"고 꼬집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