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과 유럽에서 불거진 악재와 정책 이슈로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언제까지 투자자들이 롤러코스터를 타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책 이벤트에 따라 지수 급등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한국경제TV 와우넷전문가들에게 대외변수에 따른 효과적인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그리스 디폴트 여부,美 FOMC 결과 주목

이번 주에도 다양한 미국 및 유럽발 이슈들이 있다. 이 중 당장 부각될 악재는 유럽 쪽이 안고 있다.

안인기 대표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여부와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설 등 유럽발 불확실성이 글로벌 증시에 첩첩산중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리스 문제는 사실상 디폴트 상황인 데다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 이탈,원 · 달러 환율 급등을 야기하고 있어 이번 주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그리스가 긴축 의지를 보이는 시나리오로 갈 것이란 예상이다.

한옥석 소장은 "그리스는 물론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결국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문제가 커지면 유럽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공조를 통해 방어에 나설 것이란 논리에서다.

미국발 변수로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꼽을 수 있다. 와우넷 전문가들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을 내비쳤다. 단 미국의 소비 고용 등 경제지표들이 우호적이지 않는 등 더블딥 (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10월로 넘어가면서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연말 지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안 대표는 "단기적으로 유럽재정 위기가 해결되긴 어렵겠지만 추가적인 악재만 노출되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당분간 1700~1750의 박스권 하단부를 지지하면서 횡보구간을 연출할 것"이라며 "연말에는 2000포인트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동구 대표도 연말까지 코스피가 22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700~1900 박스권 전략이 유효

국내 증시가 대외발 변수에 민감한 이유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외국인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은 32%로 인도(19%),인도네시아(17%),중국(9%) 등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따라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비중을 높이려는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국내 증시가 더 쉽게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 금융권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상황이기 때문에 유럽계 자금의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1700~1900대 박스권 장세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투자전략을 세워볼 것을 제안했다. 1700선 부근에서는 단기 매매 비중을 확대하고,1900선에 도달하면 축소하는 대응이 효과적이란 것이다. 단 일교차가 큰 증시에서 잦은 매매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정 비중은 현금으로 확보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문기웅 팀장은 "장기 투자자라면 주당순자산가치(PBR) 1배 수준에 근접한 지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그리스 사태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기관이 매수하는 종목과 수급개선주 위주로 짧은 구간에 수익률을 시현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김재수 소장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위주로 접근하는 전략이 좋다"며 "바닥을 잘 다지고 있는 반도체 및 아몰레드 관련주나 하반기 수주 모멘텀이 있는 건설주를 관심있게 볼 것"을 권했다.

한 소장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당장 기업들의 실적도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수적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며 "주식 비중을 50% 이내로 낮추고 경기민감주인 수출주보다는 경기방어주인 내수주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