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위해 거쳐야 하는 여러 절차 가운데 면접은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서류전형에 통과했다는 것은 회사에서 이미 그 사람의 기본 능력은 인정했다는 뜻.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면접에서는 스펙을 내세우기보다 회사에 들어와서 얼마나 잘 융화될 수 있는지,얼마나 배우려고 노력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공을 확실히 장악하라

면접은 크게 인성 면접 · 프레젠테이션(PT) 면접 · 토론 면접 · 임원 면접 등으로 구성된다. 유형마다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먼저 해당 기업의 면접 전형을 숙지하고 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인성 면접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다. 자신의 강점이나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먼저 말하고 대답은 3분 이내에 끝내는 게 좋다. 자신에 대해서만 말하기보다는 지원하는 회사의 비전과 연결시켜 미래 포부로 대답을 마무리하면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면접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은 현재의 경기상황을 비롯해 환경과 사회 문제 등 시사적인 내용들로 범위가 매우 넓다. 평소 신문을 보며 시사이슈나 경제 내용을 숙지해두고 업계 동향에 대한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자신의 전공에 관련된 질문은 반드시 미리 대비해야 한다. 전자업계 인사담당자는 "업무 특성상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요인"이라며 "인문계열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하기는 하지만 전공에 대한 답변이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PT 면접은 여러 가지 주제 중 한 가지를 택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려운 주제를 고른다고 해서 가산점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는 주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주제는 자신의 전공분야와 해당 기업의 현안을 중심으로 대비하고,모르는 주제가 나왔다고 해도 생각을 잘 정리, 이를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토론 면접에서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대상은 의사소통능력.다른 사람의 의견을 이용해 더 넓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론을 이끌어 나가는 지원자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영어 면접,듣기 연습도 중요

만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에 미국 등으로 어학연수까지 다녀왔지만 영어 면접장에만 가면 긴장해 입을 열지 못하는 지원자들이 적지 않다. 영어 면접은 기본적으로 영어 말하기다. 면접장 분위기에 익숙해지려면 혼자보다는 질문을 해주고 답해줄 상대방과 함께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게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말하기 만큼 듣는 연습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면접관의 질문이나 의도를 응시자가 얼마나 정확히 알아차리는지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소개,지원 동기,장 · 단점 등 자주 등장하는 질문은 미리 모범답안을 만들어 대비하고,'하반기 경제전망' 등 자주 등장하는 시사문제는 평소에 신문을 꼼꼼히 읽고 관련된 주요 영어 단어와 표현 등을 숙지하는 게 좋다.

영어 면접에서 유창한 발음이 필수요건은 아니다. 한 외국인 면접관은 "지원자들에게 원어민 수준의 발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짧고 간결한 발음과 단어로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A회사에서 B회사 이야기는 금물

면접에서 사소한 실수나 잘못된 습관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인사 담당자들은 최악의 면접자로 면접에 늦는 게으름형 지원자와 회사를 혼동하는 무성의형 지원자를 꼽았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굉장히 똑똑해 보이는 지원자였는데 다른 회사의 이슈를 우리 회사로 착각해서 답변해 황당했다"며 "긴장해서 실수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부정적인 인상이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속어나 은어를 사용하는 지원자,술 냄새를 풍기는 지원자,감정 기복을 보이는 지원자,자신감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무기력한 지원자,복장이 불량한 지원자,면접관의 질문에 동문서답하는 지원자,면접 도중에 휴대전화가 울리는 매너 없는 지원자 등도 최악의 지원자 유형으로 꼽힌다.

끝말 흐리기,시선 피하기,더듬거리기, 한숨 내쉬기 등 사소한 습관도 면접관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연습을 통해 바로잡는 게 좋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