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중국시장에서 고전해온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가 인수·합병(M&A) 전략을 앞세워 현지 1위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베이는 중국 등 아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M&A 후보 물색에 나섰다. 이베이는 2003년 중국의 이치넷을 1억5000만달러에 인수,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이베이와 달리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에 밀려 2006년부터 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WSJ는 “이베이가 갈수록 커지는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타오바오에 뺏긴 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격적인 경영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제이 리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사는 “앞으로 5년 동안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 이라며 “수출 사업을 도울 수 있는 아시아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어 M&A를 서두를 방침이다.

중국에서 올해 2분기에 이뤄진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해 300억달러에 달했다. 이베이 측은 올해 중국에서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베이는 올 2분기에만 6개의 회사를 인수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오바오와의 차별화 전략도 세웠다. 타오바오는 개인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지만, 이베이는 중소 수출업자들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이들이 해외 고객에게 쉽게 상품을 팔 수 있도록 글로벌 판매를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운송 전문가 등 아시아 현지 직원 수도 늘릴 계획이다. 제이 리 이사는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이베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