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업체보다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열정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없었습니다. "

청각장애인인 전하상 헤드플로 대표는 힘들었던 창업 과정을 인터넷 메신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소개했다. 다른 사회적 기업보다 경쟁력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작했으나 실적이나 경력이 부족해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던 중 '소셜 벤처 경연대회'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 전 대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어 및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지원가 양성 프로젝트 등을 제안해 최우수상을 받았고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는 "소셜 벤처 경연대회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폭넓은 교육 컨설팅 사업으로 확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소셜 벤처 경연대회가 사회적 기업의 등용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악성 댓글을 줄이고 올바른 인터넷 토론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지온',대학생들의 강의 수익으로 소외계층에 멘토링 서비스를 실시하는 '공신',친환경 대안여행 사업을 운영하는 '착한여행'까지,불과 3년 만에 예비 사회적 기업을 포함해 7곳의 사회적 기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다.

소셜 벤처 경연대회는 2009년부터 고용부가 창의적인 사회적 기업 모델을 발굴 · 육성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소셜 벤처는 취약계층에 양질의 일자리를 주고 지역주민에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벌이는 예비 사회적기업을 말한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창업 아이템을 보유한 청년 기업가를 육성하자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은 단체나 개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올해는 교육,보건,사회복지,환경,문화 · 예술 · 관광 · 운동,보육,산림보전 및 관리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심사가 진행된다.

모집 부문은 청소년과 일반 아이디어 부문으로 나뉜다. 지역별 대회에서 선발된 팀들이 모여 9월 결선대회를 치른다. 청소년 부문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해도와 기대효과가 각각 30점으로 배점이 가장 많고 이어 추진 역량(20점) 참신성(20점) 등을 본다. 전국대회에선 프로젝트 수익성(추가 20점)을 추가로 평가한다. 일반 아이디어 부문은 사회적 가치와 아이디어 참신성이 각각 30점으로 배점이 많고 경제적 가치와 사업 실현 가능성은 20점씩이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