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다음달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1'에서 챗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톡과 유사하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사람들끼리 무선데이터통신을 이용해 문자메시지 사진 동영상 음성메모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

◆피처폰에서도 쓸 수 있는 서비스

이호수 모바일솔루션센터장(부사장)은 "이용자들이 기기 종류와 운영체제(OS)에 구애받지 않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삼성 바다,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폰과 RIM 블랙베리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신규로 내놓는 일반 휴대폰(피처폰)에서 챗온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먼저 오는 10월 출시되는 삼성 바다폰과 피처폰에서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년 2월에는 안드로이드폰과 PC로 대상을 확대한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초 애플 앱스토어에도 챗온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용 서비스가 로드맵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바로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이용자가 많을수록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노린 것이다. 모든 휴대폰에서 구동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이용자층을 넓히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는 피처폰 탑재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휴대폰 판매 목표는 스마트폰 6000만대,일반폰 2억4000만대다. 챗온 개발에 참여한 이강민 전무는 "독자적인 데이터 압축 및 자동알림(푸시) 기능을 적용해 일반 폰에서도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개인 플랫폼' 구축 길 열어

삼성전자는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미래 콘텐츠 비즈니스의 중핵으로 보고 2009년 말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이용자들이 음성통화와 단문메시지(SMS)에서 벗어나 무료 메시지 서비스,무료 인터넷 전화(mVoIP),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복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권강현 모바일솔루션센터 전무는 "지금까지는 단말기만 판매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 고객들 간 연결성을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챗온은 SNS의 특징도 갖고 있다. 이용자들은 '트렁크'라는 개인용 저장공간에 챗온을 통해 공유한 사진과 동영상 등을 저장하게 된다. 다른 이용자들이 이를 보고 댓글을 달거나 자신의 트렁크로 퍼갈 수 있다. 이용자들이 개성에 맞게 꾸민 프로필도 자유롭게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챗온을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콘텐츠 비즈니스와 연계해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개인 플랫폼'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료 문자 메시지 서비스는 음악 동영상 게임 등 각종 콘텐츠뿐만 아니라 실제 상품 판매도 가능한 유통망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10월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 '아이메시지(iMessage)'를 내놓는다. MS도 최근 흡수한 mVoIP 업체 스카이프를 통해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 '그룹미'를 사들였다. 구글은 모바일도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구글 토크',mVoIP '구글 보이스',SNS '구글 플러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휴대폰 플랫폼을 소유한 정보기술(IT)업체들이 통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