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지영, '노는 아이'에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 된 비결은
지난 2010년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로 임용된 석지영 교수.

석지영 교수는 한국에서 태어나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미국으로 이민 간 재미교포 1.5세. 명문대학인 예일, 옥스퍼드, 하버드의 학위를 모두 거머쥔 세기의 수재다.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제작진은 지난 6월 미국 하버드 대학 교정을 찾아가 석 교수를 만났다.

석 교수는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에 임용된 소감과 하버드의 공부벌레들을 위한 강의 방식, 법학에 대한 열정과 특별한 공부 비법을 소개했다.

먼저 석지영 교수는 종신교수 임용에 대해 “종신교수가 되는 순간 해방감을 느꼈다”면서 “종신교수 임용은 평생 교수직을 할 수 있도록 보장받은 것일 뿐 아니라, 연구 분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연구를 할 때 가장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석지영 교수가 하버드 법대의 첫 아시아계 여성 종신교수가 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사건. 수십 년 동안 하버드 법대에는 여자 교수조차 찾아보기 힘들었고, 현재 105명의 종신교수 중 여자교수는 20~25명 뿐이라고.

‘공부의 신’이라고 불리는 석 교수는 예상과 달리 “어린 시절 방학 때는 무조건 놀았다.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시면 정해진 책이 아닌 다른 책을 읽고 숙제를 안 해갔다”고 공개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고등학교 시절 책을 많이 보았고, 20대가 되고 나서야 배움과 지식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되었다”며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관심사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들어줄 것을 권하기도 했다.

이어 석지영 교수는 하버드 법대생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에 대해 “하버드가 착안한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을 사용한다”며 “예습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과 참여를 유도하는 훌륭한 교습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학생들의 학업 의지를 북돋우는 강의를 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보람된 순간을 떠올렸다.

또한 ‘법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법학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 문제, 삶에 관련이 있다”며 “때문에 법학은 너무나도 역동적이며 결코 정체될 수 없는 학문”이라고 극찬하기도. “1999년 10월의 어느 날 ‘보물의 방’이라고 불리는 하버드 법대의 도서관에서 ‘법을 공부하는 일을 내 평생토록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고 법학에 매료된 순간을 회상했다.

하버드 법대 최초의 아시아 여성 종신교수가 된 석지영 교수와의 만남은 28일 오전 11시에 공개된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