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해외 브랜드 사업을 놓고 다양한 실험에 나섰다. 뉴질랜드 화장품 브랜드 '트릴로지'를 실험하기 위해 자사 로드숍 '아리따움' 매장 4곳에 들여놓은 지 9개월 만인 지난 6월 철수시켰다. 지난 5월엔 프랑스 '엠브리올리스'를 150여개 매장에 들여놓았다. 자사 제품만 판매하던 '아리따움'의 성장성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저가 브랜드숍이 급속도로 인기를 끌자 작년 초 올리브영 등 뷰티&헬스 멀티숍(드러그스토어)에서 자사 제품을 철수시켰다. 당시 회사 측은 "자사 브랜드만 판매하는 아리따움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아모레 온리' 전략을 바꾼 것은 작년 9월이었다.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가 인기를 끌자 트릴로지의 3가지 제품(에브리씽밤,써티파이드로즈힙오일,바이탈 모이스처라이징크림)을 4개 아리따움 매장에 시범적으로 들여놓은 것.

하지만 이 브랜드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말 모든 트릴로지 제품을 회수할 것을 매장에 통보,이달 초부터 제품을 철수시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들여온 엠브리올리스는 크림밀크 제품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스킨,로션,비타민크림,오렌지크림,클렌징워터,립밤 등 7~8종을 아리따움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 · 합병,판권 취득 등에서 보수적인 아모레퍼시픽의 이런 전략수정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브랜드숍 관계자는 "올 들어 아리따움의 매출 신장률은 20%대로 다른 브랜드숍(30~50%)보다 낮은 편"이라며 "올리브영에서 자사 제품을 뺀 자리에 들어갔던 해외 브랜드들이 잘 팔리는 것을 보고 전략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