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최영걸 씨(44)의 개인전이 오는 26일부터 9월23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린다. 최씨는 한지와 먹,바늘 같은 세필로 한국의 사계를 그리는 작가. 우리 산하를 담은 근작 20여점을 내보인다.

그의 풍경화는 동양적이면서도 서양적이다. 원근법을 비롯해 음영이나 서양화적인 구도,극사실주의 기법을 즐기지만 유화 대신 수묵담채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아득하면서 명상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2008년 홍콩크리스티의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 출품된 '좁은길'(259×160㎝)이 5500만원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그의 작품은 12차례의 해외 경매에서 좋은 실적을 보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낙찰가가 20~30% 떨어질 때 오히려 그의 작품은 추정가를 웃돌며 '한국미'의 진가를 발휘했다.

'가을의 찬미''설악청계''추계서정'(사진) 등은 사진처럼 정교하게 그려낸 풍경화다. 디지털 시대에 영혼이 정화되는 듯한 감동이 느껴진다. '한국화의 위기'라는 우려 속에서도 '한국화의 맛'을 되살려내는 그는 "계원예고 교사로 재직하다 전업 작가로 돌아선 뒤 극사실적인 동양화 기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대만의 고궁 박물관에 자주 들러 동양화를 연구했다"며 "한국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02)730-781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