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 더블린대 교수(67 · 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근 '2013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것으로는 추가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헤크먼 교수는 제로금리 정책 자체에 회의적이었다. "이번 조치는 심리적인 효과를 겨냥한 것"이라며 "원래 제로금리였는데 그것을 유지하겠다고 한 것은 선언적인 의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2년이라는 시한을 구체적으로 밝힌 데 대해서는 "심리적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로금리 정책을 내놓은 것은 쓸 수 있는 통화정책이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3차 양적완화(QE3)를 하지 않는 한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헤크먼 교수는 그러나 QE3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미국이 이를 할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시장을 무조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헤크먼 교수는 이번 주 전 세계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혼란스러운 장세를 보인 것을 '더블딥'의 징조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불확실성이 너무나 많다"며 유보적으로 답했다. 그는 "일단 주식시장이 폭락하며 시작했지만 두 차례의 반등이 있었지 않느냐"며 "한국 시장에서 반등이 있었던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앞으로 경제 상황을 다소 낙관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기지표는 실업률인데,실업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드시 상황이 나쁘다고만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5일 발표한 고용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실업률은 9.1%로 전달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새 일자리도 11만7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미국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직원 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헤크먼 교수는 대니얼 맥파든 UC버클리 교수와 함께 200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개인과 가계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한 통계적 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과학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비인지적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이들의 학업성취도뿐 아니라 생애 소득을 높이고,사회에도 투자효과가 크다는 내용의 '페리 프로그램' 연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