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빠진 MRO, 해외社 독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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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잇단 철수 - (2) MRO 사업 어디로
중소제조사 해외판로 개척 호재…국내 유통사는 무한경쟁 체제로
중소제조사 해외판로 개척 호재…국내 유통사는 무한경쟁 체제로
대기업들이 잇따라 떠나는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시장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전문가들은 개별 유통업체로부터 일일이 단품을 공급받는 식의 과거 유통행태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MRO 방식의 기업 간(B2B) 거래가 일반화됐고,국내에서도 10년여의 기간을 거치면서 MRO 방식의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메인 주자(대기업)들이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글로벌 MRO들과 특화된 방식의 중견MRO들이 채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국내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미국 그레인저 등 글로벌 MRO들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홍승민 언스트앤영 상무는 "국내 MRO 시장 규모는 이제 30조원 수준에 육박하는 만큼 글로벌 업체들에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대기업이 빠진 시장을 글로벌 MRO들이 점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동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삼성이 매각 의사를 밝힌 아이마켓코리아가 그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을 거래처로 확보하고 있어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업체엔 호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 연구위원은 글로벌MRO 중 미국의 그레인저와 패스널,일본의 모노타로 등을 인수 유력 후보로 꼽았다.
글로벌 MRO들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중소기업들엔 빛과 그림자를 함께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제조업체엔 호재가 될 수 있다. 글로벌MRO들이 다양한 국가에 유통경로를 갖고 있는 만큼 국내 중소제조업체엔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영기법이 도입되면서 중소기업들이 선진화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부정적 요소도 적지 않다. 대기업의 MRO 사업을 견제해온 국내 중소유통업체들은 더욱 어려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 대기업과는 협상의 여지가 있지만 해외업체들과는 이마저 여의치 않다. 정부 역시 통상문제 등이 걸려 있어 글로벌MRO들을 대상으로 사업조정 등의 압박을 가할 수 없게 된다. 외국의 저가 소모품들이 밀려들어오면서 국내 중소 생산업체들의 입지마저 위협할 수 있다.
중견 · 중소 MRO가 잇따라 출범하고 있는 것도 국내 MRO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에 학용품 공급을 담당하는 교원공제회의 교원나라학교 장터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추진 중인 공공MRO가 대표적 사례다. 결국 국내 사무용 소모품 유통시장은 글로벌 업체들과 국내 중견 · 중소 MRO 간 무한경쟁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홍 상무는 "대기업이 떠났다고 해서 납품단가 문제가 해결된다거나 과거와 같은 방식의 영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은 오산"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소유통업체들과 생산업체들도 생산성과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특화된 무기를 갖춰야 변화된 유통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전문가들은 "메인 주자(대기업)들이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글로벌 MRO들과 특화된 방식의 중견MRO들이 채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국내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미국 그레인저 등 글로벌 MRO들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홍승민 언스트앤영 상무는 "국내 MRO 시장 규모는 이제 30조원 수준에 육박하는 만큼 글로벌 업체들에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대기업이 빠진 시장을 글로벌 MRO들이 점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동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삼성이 매각 의사를 밝힌 아이마켓코리아가 그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을 거래처로 확보하고 있어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업체엔 호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 연구위원은 글로벌MRO 중 미국의 그레인저와 패스널,일본의 모노타로 등을 인수 유력 후보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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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부정적 요소도 적지 않다. 대기업의 MRO 사업을 견제해온 국내 중소유통업체들은 더욱 어려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 대기업과는 협상의 여지가 있지만 해외업체들과는 이마저 여의치 않다. 정부 역시 통상문제 등이 걸려 있어 글로벌MRO들을 대상으로 사업조정 등의 압박을 가할 수 없게 된다. 외국의 저가 소모품들이 밀려들어오면서 국내 중소 생산업체들의 입지마저 위협할 수 있다.
중견 · 중소 MRO가 잇따라 출범하고 있는 것도 국내 MRO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에 학용품 공급을 담당하는 교원공제회의 교원나라학교 장터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추진 중인 공공MRO가 대표적 사례다. 결국 국내 사무용 소모품 유통시장은 글로벌 업체들과 국내 중견 · 중소 MRO 간 무한경쟁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홍 상무는 "대기업이 떠났다고 해서 납품단가 문제가 해결된다거나 과거와 같은 방식의 영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은 오산"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소유통업체들과 생산업체들도 생산성과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특화된 무기를 갖춰야 변화된 유통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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