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개장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와 2000년 나란히 문을 연 삼성동 코엑스몰,강남 센트럴시티는 국내에서 초창기 몰링 문화를 개척한 주역들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물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쇼핑하는 몰링은 그리 친숙하지 않은 개념이었다. 이들 '1세대 복합몰'의 등장은 몰링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확산시키고 자리잡게 했다.

잠실 롯데월드는 국내 '몰링' 문화의 효시다.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비롯해 아이스링크와 민속박물관,백화점,대형마트,뮤지컬전용 극장 등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복합쇼핑몰로 쇼핑 · 문화 · 레저를 한공간에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잠실 롯데월드의 핵심은 롯데백화점 잠실점.1988년 11월 개점해 현재 9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개점 이후 수차례 일본 백화점 실무자들이 견학을 다녀가는 등 국내외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1998년 입점한 롯데마트 월드점은 전국 롯데마트 점포 중 매출 1등 점포다. 신선식품과 가공 · 생활용품 매장 외에 영업면적 8000㎡ 규모로 아울렛 · 패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 400억원을 들여 새단장한 '롯데호텔 월드'와 2008년 문을 연 세계적인 완구 전문매장 '토이저러스' 등도 롯데월드의 대표적인 상업 시설이다.

코엑스몰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영화관 '메가박스',수족관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유명 의 · 식 · 주 브랜드 매장이 총집결한 강남권의 대표 복합몰이다. 지하 쇼핑몰이 지상 코엑스 전시장과 연결돼 있고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오가는 도심공항터미널과도 통해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강점이다.

코엑스몰에 입점한 메가박스는 2004년 4월20일 하루 최대 입장객(3만1736명)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진기록을 갖고 있다. 아쿠아리움도 개장 첫날인 2000년 5월5일 입장을 위해 기다리는 관람객이 850m까지 줄을 서 역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강남 센트럴시티는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을 기반으로 신세계백화점과 메리어트호텔 씨너스영화관 영풍문고 신나라레코드 등이 잇달아 둥지를 틀면서 강남권의 대표적인 생활문화공간으로 확장됐다. 백화점동(6992㎡),터미널동(1만4975㎡),호텔동(3306㎡) 등 세개 동을 합치면 면적이 축구장 3개와 맞먹는다.

1980년대 후반까지 센트럴시티의 핵심은 터미널동이었으나 현재 유동인구의 대부분은 백화점과 극장 방문객이다.

곳곳에서 수많은 복합몰이 등장한 이후에도 이들 1세대 복합몰의 명성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단순한 대형 상업시설을 넘어 '도시 속의 작은 도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