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9일 엔씨소프트에 대해 2008년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 탁월한 주가 움직임을 기록했다며 이달말 예정된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2차 클로즈베타서비스 공고가 임박하면서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2만원을 유지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 주가는 2008년 당시 증시가 글로벌 경제 위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상대적으로 덜 빠지고 상대적으로 빨리 그리고 많이 상승하면서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경기와 무관한 산업 특성에다 신규 게임의 흥행 성공 기대감이 있었고 2009년에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 진출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 산업은 IMF 시절에 태동, 카드 버블로 내수 경기가 침체됐던 2003년에 한 단계 성장했다.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 둔화가 내수 산업에 부정적이지만 게임 기업들은 경기에 반비례하는 실적 흐름을 기록하는 것이 확인된 것. 게임 산업이 경기에 비탄력적인 모습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이렇게 게임 업종의 이익 방향성이 경기지표와 무관한 것은 △1998년이 탄생원년인 신생 산업으로 산업라이프 싸이클이 성장기에 있어 현재에도 연간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기본이 무료이고 유료 사용의 경우에도 월 ARPU가 1만~3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여가 도구이며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본질적으로 경기보다는 개별 작품의 흥행성과에 연동되는 산업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와 무관할 수 있는 또다른 이유는 점유율 상위권 게임들이 성인 위주의 사용자 구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어린이나 청소년에 특화된 일부 게임을 제외하면 상용화에 성공한 게임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미성년자가 주요 고객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1인당 월 이용한도가 특정금액 이하로 제한되어 있고 △이용자의 10~30%로 추정되는 유료 게이머의 1인당 월 ARPU가 3만원을 크게 넘지 않는다고 하면 △게임 이용 게이머의 평균 지출액은 월 수천원대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 주가는 8월 말 예정된 '블소' 2차 클로즈베타의 공고가 임박하면서 모멘텀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며 "이번 2차 클로즈베타는 과거와는 달리 대규모로 진행될 예정으로, 게임의 흥행 기대감 크기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길드워2'는 8월 17일부터 독일과 미국 등지의 게임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클로즈베타 등 일정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차질 없는 2차 클로즈베타 공고는 게임주 투자에 가장 큰 리스크 중에 하나인 스케줄 지연 우려를 해소시켜 주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모든 게이머에게 게임이 공개되는 오픈베타가 게임 흥행 기대치를 형성하는 주가결정 변수였지만 이번에는 대규모로 진행될 예정인 ‘블소’ 2차 클로즈베타가 주가 결정 변수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과거의 클로즈베타는 수천명, 심지어 수백명 단위로 진행됐지만 ‘블소’는 1차 클로즈베타에서 이미 1만명 전후의 게이머에게 게임을 공개한 만큼 2차는 수만명 단위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기에 게임 흥행에 대한 컨센서스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수의 게이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김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그리고 연내 오픈베타가 계획된 만큼 2차 클로즈베타에서 공개되는 내용이 상용화 시점의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