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럽증시도 ‘폭락의 도미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증시 폭락이 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전이됐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단계에서 한 단계 강등한 뒤 처음 열린 8일 유럽 주식시장에서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적극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국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공조에 나서기로 했지만 미 신용등급 강등 충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39% 하락한 5068.95로 마감했고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도 4.68% 떨어진 3125.19로 끝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는 5.02% 폭락한 5923.27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의 밀라노 증시와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는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7일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두 나라의 채권 매입을 적극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뒤 전 거래일보다 각각 4.5%, 4% 오름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밀라노 증시는 2.35% 하락한 15639.75에 거래를 마쳤고 마드리드 증시는 2.44% 떨어진 8459.4로 마무리했다. 범유럽 FTS유로퍼스트300지수는 3.4% 하락한 942.15로 거래를 마쳐 2009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국제사회도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데다 신흥국가들의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점차 증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악재도 만만치 않다. S&P는 이날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에 이은 후속조치로 프레디맥,패니메이 등 미 모기지 관련 정부기관과 국립증권수탁소(DTC) 등 4개 증권 관련 기관의 신용등급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보증한 60억달러 규모의 이스라엘 국채의 등급도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독일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추가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